″레이건 영 의회연설〃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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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헤이그」미 국무장관이 참모들과의 회의석상에서『영국외상「캐링턴」은 일구이언하는 ×자식』이라고 욕했다는 사실이 새나가 영국신문에 보도된 것이 얼마전의 일인데 최근 또다시 워싱턴과 런던사이에 얼굴 붉힐 일이 생겼다.
이번에는 백악관의 고위 보좌관이「레이건」대통령의 6월 방영 때 상하양원합동회의에서 연설하게 된다』고 말한 것이 영국신문에 크게 보도돼 정가에 큰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것. 문제가 된 것은 당사자인 웨스트민스터의 의원들이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외국국가원수가 영국의회 합동회의에서 연설한 것은 66년에 있었던「드골」프랑스대통령 때의 단 한번 밖에 없었다.
남이야 어떻게 생각하든 영국의원들은 의회합동회의 연설이 대단한 영광이기 때문에 양원의 결의를 통해서만 가능하며 아무에게나 주어질 수 없는 특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야당인 노동당 측에서는 사전에 의회와 협의하지 않은 것도 불 괘 하지만「루스벨트」「아이젠하워」의「케네디」같은 인물에게도 부여하지 않았던 이 특권을 취임2년 밖에 안 되고 또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고있는「레이건」에게 주는 것이 과연 현명한 일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레이건」의 참모들은 그런 영광을 받게된 것이「너무 기뻐서 외교상의 의전절차인 공식초청장도 받기 전에 이를 국내신문에 발표해버린 것이라고 영국신문들은 야유조로 보도하고 있다. 심지어 노동당 계열의 데일리 미러지는 『카우보이 배우출신의 대통령이 또 총을 빼들었다』는 다분히 모욕적인 기사리드를 썼다.
한편 백악관 쯕은 주영대사를 통해「대처」수상에게 사전발표한데 대해 사과했다.
일단 초청한 것을 철회할 수 없는 것도 외교상의 당연한 예의니까「레이건」은 계획대로 웨스트민스터에서 연설을 하고 여왕의 초대로 윈저궁에서 승마와 산책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모습이 미국TV에 비치면 그의 참모들이 원하는 대로 잃어가고 있는 그의 국내 정치적 인기를 어느 정도 만회하는데 도움이 될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서「레이건」은 노동당의원들과 반미 감정이 일고있는 영국 여론의 냉대를 감수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장두성 런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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