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요통|주정빈<주정빈 정형외과 원장>(231)|체중 늘면 만병을 부른다(1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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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진찰실에 들어온 환자들은 진찰이 끝나면 누구나 요통에 대해 주의할 점을 물어온다. 그럴 때마다 나는 언제나 체중이 늘지 않도록 주의 할 것을 강조한다.
대개 요통은 성인들에서 특히 노인들에게서 보는 병인데 체중이 많으면 여러 가지로 곤란하다. 체중이 많다는 것은 심장·혈관·간장·신장을 비롯한 모든 계통에 해를 주는 것은 다 아는 것이지만 사지나 척추 관절 등에도 큰 부담을 줄 뿐 아니라 여러 가지 병을 일으키는 수가 많다.
사람은 24∼25세가 지나면 벌써 노쇠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중력을 지탱하는 기관인 척추가 노쇠한 것만도 문제인데 체중이 늘어났다고 하면, 이는 마치 녹슬고 기름이 말라버린 수레에 더 무거운 짐을 싣는 격이므로 척추 뿐 아니라 인체중 모든 관절에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게된다.
체중을 늘지 않게 하려면 몸 안의 영양분, 즉 칼로리를 운동을 통해 많이 소모 하든가, 들어오는 양을 줄여야 한다.
음식물의 3대 영양소인 함수탄소·단백질·지방질 중 단백질이라는 영양소는 다소 먹어도 좀처럼 체중이 늘어나지 않지만 동물성지방이나 함수탄소는 조금만 먹어도 몸 안에서 기름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체중이 늘어난다.
따라서 요통을 비롯해 관절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은 전문가와 상의, 필요한 식단을 짜서 벽에 붙여놓고 그대로 실시하는 것도 여러 가지 의미에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음식물 섭취에서 주의할 점은 위장에 자극을 주지 않도록 해야된다는 것이다.
허리가 아픈 사람은 약을 먹는 일이 많아지는데 약이라는 것은 무슨 약이든지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항상 위장을 자극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음식물에 의해 또다시 자극 받는 일이 있으면 곤란하므로 자극성 있는 음식물, 예를 들면 매운 것·짠것은 되도록 피해야한다.
기호품 중 술도 양에 알맞게 한 두 잔 반주 형식이면 혈액순환을 돕고 심신의 긴장을 풀어주어 오히려 좋은 때도 있다. 그러나 양이 과다하면 위·심장·혈압·간장 등에 해가 될 뿐 만 아니라 요통에도 해를 준다.
대개 우리 몸의 어디가 아프다는 것은『이곳에 고장이 났으니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을 달라』는 경고인데 술에 만취가 되면 술기운에 의한 마취로 허리가 아픈 것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고장난 허리를 무리하게 쓰게되어 허리의 작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격이 된다.
「아프다」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 신체건강 유지에 있어서 필요한 현상이기도하다.
담배는 그 속의 니코틴이라는 성분이 말초신경과 혈관에 작용, 혈액순환을 불량하게 만든다. 그 때문에 담배는 아픈 것을 더욱 아프게 한다. 또 모든 병은 혈액순환이 잘되어야 치유될 기회가 많아지고 빨라지기도 하는데, 혈액순환이 좋지 않게 되면 그만큼 병의 치유도 늦어지는 동시에 병을 고치는 작용을 방해하기도 한다.
흡연이 위장·심장·혈압·간장·폐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것은 재언할 필요조차 없지만 요통환자에게도 통증을 가중시킨다는 점을 명심하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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