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오산에 美2사단·용산기지 이전 확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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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는 최근 미 2사단과 용산기지 등을 이전하기 위해 평택과 오산의 미군부대 주변 부지 5백여만평을 제공해 달라고 우리 정부에 요청했으며 정부는 이 같은 요청을 받아들여 부지 제공을 보증하겠다는 입장을 미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기 북부지역의 미 2사단과 용산 주둔 미군이 평택과 오산지역으로 이전한다는 방침이 확정됐다.

미 국방부는 이들 부지를 2004~2005년 중에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정부는 북한 핵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미 2사단의 이전이 어렵다는 입장에 따라 미측에 부지 제공 시기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용산기지는 3~5년 안에 이들 지역으로 이전시킨다는 계획이며 미 2사단의 이전은 미국과 협의해 시기를 정할 방침이다.

미측은 기존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가 포함되는 평택기지 인근에 약 4백만평을 확보해 미8군사령부와 미2사단을 재배치하고, 오산 공군기지 주변의 1백여만평에는 주한미군사령부를 이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측은 확보 대상 부지의 위치와 용도 등 상세한 내역을 우리 정부에 통보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8일 "미 국방부가 이미 확보돼 있는 주한미군 시설예산(2003~2005년 10억달러)의 집행을 미 의회에서 승인받기 위해 주한미군 재배치용 부지를 한국 정부가 제공하겠다고 보증해달라고 최근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정부는 미군기지 재조정에 따른 신규 공여지 매입 등에 있어 한국 정부가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미측에 전달했다"면서 "그러나 부지 제공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측이 한국 정부에 부지 제공 보증을 요청한 것은 평택과 오산의 5백여만평 부지 중 상당 부분이 사유지여서 기지 이전에 반대하는 집단 민원 등이 발생할 것이 예상되고 이때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미군기지 재배치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한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철희 기자ch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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