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용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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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아프리카인들에서 힌트>
아기를 업고 다니던 전래관습에서 벗어나 포대기대신「안는 띠」를 사용해 아기를 안고 다니는 부모들이 늘고있다. 젊은 부모가 어깨에 띠를 두르고 아기를 안은 채 길거리를 다니거나 고궁을 걷는 모습을 어렵잖게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안는 띠」가 우리시장에 등장한 것은 79년 초. 처음에는 반응이 없다가, 작년 봄부터 갑자기 호응을 얻어 여러 생산업체가 다투어 등장했다. 봄철인 요즘에는 백화점이나 웬만한 신생아 용품전문점에서는 하루 10∼21개씩 팔리고 있다.
아기를 앞으로 안고 다닌다고 생각하면「안는 띠」의 구조는 짐작하기가 쉽다. 아기의 몸 중심을 받칠 수 있는 천이 있고 그 끝에 끈을 달아 어깨에 두를 수 있도록 된 것. 물론 끈의 길이는 아기의 크기나 부모의 키에 맞춰 조절 할 수 있도록 돼있다. 이 밖에 배낭을 짊어지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아기를 안거나 업을 수 있는 겸용 「안는 띠」도 나와 있다.
「안는 띠」의 유래는 아프리카에서부터 시작된 것. 17년 전 아프리카 토고에 살던 미국인 부부가 현지 인들이 아기를 천을 어깨에 둘러 안고 다니는 것을 보고 힌트를 얻어 고안한 뒤 계속 상품이 개량돼 오늘에 이르렀다.
아기를 안고 다니는 것이 과학적으로 좋은 것에 대한 입증은 없다. 그러나 우선 힘을 어깨와 손에 분산시키므로 아기를 오래 데리고 다녀도 피곤하지 않고 아기와 부모가 서로 마주 볼 수 있어 더욱 아기를 잘 보살필수 있다는 것이 「안는 띠」선호자 들의 주장이다.
이와 함께 포대기와는 달리 가슴을 압박하는 일도 없어 유선을 억제하지 않기 때문에 모유로 아기를 키우는 부모들은 적극 환영이다. 그러나 주로 성 년 층에서는 옆에서 보기도 불안스럽고 또 아기를 천하게 키우는 것 같아 외면하는 경향도 있음은 숨길 수 없다.
「안는 띠」는 구미에서는 이미 일반화돼 있고 일본에도 작년에 상륙,
젊은층 부모를 중심으로 붐을 이루고 있다. 외국에는 겨울용으로 이른바 캥거루식 이라 해서 아기를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제품도 있다. 여기에 넉넉한 재킷을 입고 아기까지 감싸 지퍼를 채우면 추운 겨울도 아기를 데리고 다닐 수 있다. 외국에서는 이런 제품은 올 가을쯤 선보일 전망.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안는 띠」의 값은 2천∼3천8백 원.면제품이 주를 이루고 코르덴이나 진 종류의 천을 사용한 제품도 있다.<특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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