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간식 안주고… 에어컨 끄고… 미 항공사들 비용 절감 백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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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비행기에 타면 공짜 과자를 먹으며 나눠주는 베개를 베고 무료 잡지를 본다? 이 같은 광경은 이제 미국 항공업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일이 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보도했다.

고유가와 승객 감소로 유례없는 불황을 겪고 있는 미 항공업계가 비용을 줄이기 위해 '구두쇠 서비스'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 노스웨스트항공은 이달부터 공짜 프레첼 과자를 없앴다. 대신 아몬드와 땅콩, 건포도가 든 3온스짜리 팩을 1달러에 판매한다. 비행기마다 30여 권씩 들여놓던 잡지도 아예 찾아볼 수 없다.

베개도 사라졌다. 노스웨스트.델타.아메리칸항공은 세탁비를 아끼려고 고객들에게 베개를 나눠주지 않는다. 50달러대의 저가 항공권으로 유명한 미국 인디펜던스항공은 기내 에어컨도 껐다. 최근 기온이 섭씨 32도에 달했던 날에만 전체 항공기에 에어컨을 가동했을 뿐 평소에는 기온이 높은 좌석이 아니라면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는다. 인디펜던스항공은 에어컨 아껴 틀기로 지난 4월에만 48만 달러의 비용을 아꼈다.

최근 4년간 '짐칸을 유용한 공간으로' 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아메리칸항공은 일반 좌석의 폭을 34인치에서 32인치로 줄여 1만2000개의 좌석을 확보했다.

WP는 미국 항공사들의 '허리띠 조르기' 서비스에 대해 "이제 승객들이 불편한 여행을 견디는 방법을 배우는 중"이라고 전했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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