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하면서 바둑 배우게 미국 학생들에 한 수 지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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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권갑용(57·사진) 8단은 한국 바둑계의 조련사로 유명하다. ‘권갑용 바둑도장’을 운영하며 이세돌(31) 9단을 비롯해 최철한(29)·김지석(25)·강동윤(25)·박정환(21) 등 50명에 가까운 프로를 길러냈다. 그의 제자들이 랭킹 1~9위를 휩쓴 적도 있고, 2009년엔 출신 기사의 단위 합계가 200단을 넘었다.

 권 8단이 지난 9월 24일부터 10월 1일까지 미국 코네티컷(Connecticut)에 있는 100년 전통의 명문 켄트(Kent) 고교를 다녀왔다. 현지 학생들에게 바둑을 가르쳤다. 2009년 9월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다.

 -어떤 일로 다녀왔나.

 “ 익명을 요청한 졸업생 부모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어린 시절 바둑을 통해 자기 아이들의 학습과 인성이 성장했다며 아들의 모교에 바둑 장학금을 내고 방문 교육을 부탁해왔다. 켄트고교엔 ‘방과후 바둑클럽’이 있어 활성화가 필요했다. 미국에 있는 동안 매일 40여 명의 새로운 학생들이 찾아왔다.”

 -이세돌 등 프로를 길러낸 것으로 유명한데.

 “ 보람이 컸다. 하지만 프로가 전부는 아니다. 이제는 사람을 키워보고 싶다.”

 -최근 가르치는 일에 변화가 있다고 들었다.

 “2013년 ‘권갑용 국제바둑학교(KIBA)’를 세웠다. KIBA는 바둑과 외국어, 독서를 가르치는 대안형 학교다.”

 -왜 바둑도장이 아닌 교육에 참여하나.

 “바둑을 어릴 때 배우면 좌·우 두뇌가 고루 계발된다. 바둑이 교육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KIBA에서 검증하고 싶다.”

 -구체적으로 소개해 달라.

 “학교의 정규과정은 유치부와 초등부로 나눠진다. 단과과정은 바둑과 영어, 중국어에 더해 독서를 장려한다. 크게는 바둑 전문 코스와 취미 코스로 대별된다. 공부를 하면서 바둑을 배우는 게 초점이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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