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 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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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중고차 시장이 힘을 못쓰고 있다. 하한기라는 계절적 요인도 있지만 가격도 떨어지고 매물도 줄었다. 중고차를 찾는 발길도 뜸하다. 불과 한두 달 전만 해도 일부 인기 중.소형차들은 매물이 나오는 대로 팔린 것과 사뭇 다른 상황이다.

서울 자동차매매사업조합은 6월 중고차 평균 가격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소폭 하락했다고 20일 밝혔다. 새 차가 3년째 안 팔리고 최근 디젤 차량의 유지비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 조합의 최도규 차장은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를 끌던 레저차량(RV)의 디젤 차종이 가격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다"며 "다음달 시행되는 세제개편으로 경유값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면서 유지비가 저렴한 LPG 차량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차 시장에서 RV 차종은 이달 들어 50만~100만원가량 하락했다. 현대 투싼 2W MX 고급형(2004년)이 1400만원, 기아 뉴스포티지 2W TLX 고급형(2004년)이 1500만원 선에서 팔리고 있다. 쌍용 뉴무쏘 7인승 230 SL 고급형(2002년)은 1050만원, 현대 싼타페 2.0 2W 고급형 골드(2002년)는 1300만원 수준이다.

특히 강세를 보이던 경차도 내렸다. 이달 중순 들어 GM대우의 마티즈를 제외하고는 일제히 10만~30만원씩 떨어졌다.

중형차 역시 구형 모델 차종 위주로 30만~70만원 정도 값이 내렸다. 서울 강남 MJ모터스의 이민재 사장은 "최근 출고돼 연식이 좋은 차종만 일부 팔리고 있다"며 "거래가 뜸해 운영비를 건지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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