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 "가족관"큰 변화|이동원 교수(이대) 도시가족 연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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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 20여년 동안 우리 나라 대도시 가정 주부들은 이상적인 자녀의 수나 자녀의 배우자 선택조건, 재혼에 대한 태도 등에서 큰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8일 이화여대 사회학과 이동원 교수가 작년 1년 동안 서울시내의 2백75가구 주부들을 대상으로 결혼관 등을 조사한 『도시가족(서울)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에서 밝혀졌다.
이 교수는 자신의 80년도 연구조사 결과와 20여년 전인 1959년 이대사회학과 이효재 교수가 거의 비슷한 내용을 조사해 당시 내 놓은 『서울시 가족의 사회학적 관찰』이란 논문과 비교 연구함으로써 이 같은 태도변화를 측정하게 된 것.
이 논문에 따르면 58년도엔 가장 이상적인 자녀의 수를 5명이라고 주부들이 생각한데 반해 이번 조사에서는 그 숫자가 2명(45.8%) 혹은 3명(34%)으로 나타났다.
산아제한에 대한 태도 역시 20년 전엔 44.6%가 반대했으나 최근에는 겨우 6.2%에 불과했다.
조사대상자들의 결혼 당시 배우자의 선택방법은 58년도엔 「전적으로 부모가 결정」(62.4%) 「부모가 선택한 뒤 본인의 의사를 묻는」(26.1%) 방식에 의해 결혼했으나 이번 조사 응답자들은 「부모가 선택한 뒤 본인의 의사를 듣고」(37.8%) 「자신이 선택한 뒤 부모의 승낙을 얻어」(32.3%) 결혼한 것으로 밝혀졌다.
자녀의 배우자 선택에 대한 태도도 20년 전엔 부모가 선택한 뒤 자녀의 의사를 묻는 방식이었으나 80년도엔 당사자가 선택한 뒤 부모의 승낙을 받는 절차로 변했다.
또 결혼 후 자녀가 없을 때 58년도엔 「소실을 얻게 하거나」(38.4%) 「양자를 들인다」(27.8%)고 한데 비해 80년도엔 「그대로 살아간다」(59.3%)는 주부들이 과반수를 넘어 결혼생활에 자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혼에 대해서는 옛날에는 대부분(64.9%)의 사람들이 반대했으나 최근엔 조건이 성숙되면 대다수(80.4%)가 이혼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부가 충돌하는 원인은 20년 전엔 경제적 이유(56.5%) 성격차이(15.1%) 의견차이 (9.1%)의 순이였으나 최근엔 성격차이(31.3%) 경제적 이유(25.1%) 자녀문제(13.9%)의 순으로 나타나 경제환경이 조금 나아지면서 자녀들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58년도의 조사는 남편의 직업에 대해 과반수(56.5%)가 만족하지 못했으나 80년도엔 47%가 만족하고 있다.
남편의 직업에 대해 불만을 느낄 때는 전환 희망직업으로 58년도엔 판매 직종사(44.4%)가 가장 인기가 있었고 다음이 관리직(17.5%) 사무종사(14.1%) 전문직업 (7.1%)의 순으로 나타났으나 80년도엔 전문직업(45.2%)이 단연 두각을 나타냈고 다음으로 관리직(21.4%) 사무종사(19.1%) 판매종사(7.1%)의 순이다.
며느리의 선택조건은 20년 전에는 성격·건강·가문·교육 등의 순이었으나 80년도엔 성격·건강·가풍·나이의 순이었다.
반면에 사위의 선택조건에 있어서는 58년도엔 학벌·성격·건강·가문의 순으로 학벌이 제일 중요하게 작용했으나 80년도엔 건강·성격·장래성의 순으로 건강을 크게 중요시 하고있다.
이밖에 자녀의 결혼 적령은 20년 전에 아들이 26.6세, 딸이 22.9세였으나 최근엔 1·2∼1·3세 정도씩 결혼연령이 높아져 아들이 27.9세, 딸 24.1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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