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비 10% 더 받은 하틀랜드, 서비스 개선해 경쟁사 압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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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7호 11면

“시장이 확대되고 있나? 가격 이상의 경쟁력을 중시하고, 원가보다 매출에 집중하라. 경제가 침체되고 있나? 역시 마찬가지다. 엄청난 기술 변혁이 도래했나? 역시 마찬가지다. 지구의 멸망이 다가왔나? 역시 마찬가지다.”

통계로 뽑아낸 ‘성공 기업’

레이너와 아메드는 지독할 정도로 이 두 가지 원칙, 그리고 더 이상 다른 원칙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그리고 그 예로 하틀랜드 익스프레스(Heartland Express)라는 운송업체의 사례를 가장 대표적인 경우로 본다. 이들이 ‘경이적 기업’으로 분류한 하틀랜드는 특별한 혁신을 꾀하거나 선구적인 기업이 아니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운송로와 고객을 확보했다.

반면 은메달 기업 또는 ‘장수 기업’으로 분류된 위너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장착하거나 운행 기록을 전산화하는 등의 혁신을 업계 최초로 단행했다. 서비스 지역도 하틀랜드보다 넓었다. ‘평균 기업’으로 분류한 P.A.M.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과감한 투자로 최고 수준의 운송 차량을 제일 많이 보유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P.A.M.은 운전기사들의 임금을 점점 더 줘야 했고, 차량이 노후화되면서 유지·보수비용도 늘어났다.

하틀랜드는 그동안 고객 서비스 개선에 집중했다. 계약직이 아닌 직영 운전기사들을 최고의 대우를 해 주며 스카우트했다. 그러곤 경쟁 업체들에 비해 10% 더 비싼 가격을 매겼다. 그 결과 자산수익률 측면에서 경쟁 업체들을 능가하게 됐다. 하틀랜드의 성공은 다분히 고객에게 집중했기 때문이 아니라 가격 경쟁에 신경 쓰지 않고 차별화 전략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레이너·아메드는 본다. 또 숙달된 노동력이라는 원가 증대요소를 감수하면서도 매출 향상에 집중한 결과라는 것이다.

의류업체 아베크롬비의 성공도 이들은 차별화 전략과 높은 가격 책정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10대와 20대가 선호하는 브랜드로 각인시키고 체험 매장을 설치하는 등의 경쟁력을 초창기부터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아베크롬비는 심지어 2008년 경제 침체기에도 높은 가격을 고집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침체기가 끝난 뒤 경쟁 업체들은 다시 가격을 올리기가 힘들다는 걸 깨달았고, 원칙을 고수한 아베크롬비만 승자로 남았다는 것이다. 이처럼 레이너와 아메드는 경영자의 리더십, 인적 자원의 우수성, 인수합병 여부 등 그 어떤 요소들도 자신들의 두 원칙처럼 탁월한 기업을 만드는 데 필수불가결한 것은 없다고 확신한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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