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방어전 불과 보름 앞두고 김철호-홍수환 결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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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프로복싱 WBC슈퍼플라이급 챔피언 김철호가 타이틀4차 방어전을 불과 보름 앞두고 홍수환 트레이너와 결별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충격파를 던지고있다.
오는 2월10일 대구에서 일본의 흑인 혼혈복서「이시이·고오끼」(석정행희)와 타이틀매치를 벌이는 김철호는 이미 지난 17일부터 홍수환 트레이너와 헤어져 그 동안 극동중앙체육관에서 진충수·라이온산 등 두 트레이너의 지도로 훈련을 벌이고있다.
이 같은 급작스런 결별은 지난 16일하오 홍 트레이너가 약속된 시간에 체육관에 나타나지 않아 김은 아버지 김주혜씨의 지시대로 스파링을 했는데, 늦게 나타난 홍씨는『멋대로 스파링을 하느냐』며 부친 김씨와 언성을 높여 마찰을 빚은 것이 직접적 이유로 알려졌다.
그러나 근본적 이유는 집안 사정 등 복잡한 문제에 얽힌 홍씨가 전호연 매니저에게 3백만원을 꾸어달라는 등 트레이너 비에 불만을 품어온 것이 이날 폭발한 것이라는 게 권투계의 중론이다.
홍씨는 코라스라는 쇼핑전문지를 운영하는 미국인「토머스·디·케이디」씨(43)와 지난78년 2천만원씩을 투자, 이태원에 스포츠맨즈 클럽이란 술집을 벌여왔다.
그래서 지난해 6월까지 매월2백만∼3백만원씩 받아왔으나 이후 불경기란 이유로 한푼도 못 받자 투자액을 건지기 위해 현재 민사소송을 준비하는 등 개인사정이 복잡한 상태다.
한편 홍씨는『내 자신이 체육관을 차려 직접 후배들을 키워보겠다』고 말하고 있으며 김철호는『수환이 힘과 갑작스럽게 헤어져 섭섭하다. 그러나 남자의 오기가 생겨 더욱 열심히 연습하고있다』며 4차 방어전의 성공을 위해 투지가 왕성하다.
또 전호연 매니저는『지난해4월 이후 10개월 동안 1천여만 원의 트레이너 비를 지불했다. 그러나 홍 트레이너는 이유 없이 돈을 꾸어달라면서 훈련에 빠지는등 성의 없이 행동해왔다』며 홍씨에 대해 이젠 미련이 없다고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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