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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매너, 아직도 낙제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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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난 4월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에서 우리의 생활습관과 크게 다른 것은 식수를 사먹는 일과 화장실 이용 때 사용료를 내는 것이었다. 그런데 우리 일행 중 한 사람은 식수를 공짜로 확보하기 위해 식사 때 테이블에 제공된 식수를 페트병에 슬쩍 옮겨담기도 했고, 주방 옆에 있는 정수기에 병을 들이대고 물을 받기도 하였다.

간혹 무료인 경우가 있지만 화장실 사용도 거의 유료였다. 이때도 일행 중에는 볼일을 마치고 그냥 나오는 사람이 있었다. 어떤 화장실은 동전을 넣어야 문이 열리는데, 용감하게도 밑으로 기어 문을 통과한 후 다시 그 위로 아이를 번쩍 안아 넘기는 경우도 있었다.

화장실 사용료는 대략 300원 정도로 깨끗하게 청소해 기분좋게 볼일을 보게 해준 고마움에 대한 성의 표시였다. 그런데 유별나게 그런 행위를 해야 되는 건지…. 우리가 만든 TV와 휴대전화, 자동차가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지구촌 시대에 대한민국의 위상과 브랜드를 높이는 것은 경제 성장과 더불어 우리의 국제화 의식.문화적 수준이 함께 향상될 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원인기 (주)써브 워커(서울 종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