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달러 기부, 이돈 대표 모교서 명예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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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거액의 장학금을 기탁해 온 재미 사업가가 모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남대는 16일 교내 천마아트센터에서 모교 사랑을 실천해온 재미 사업가 이돈(60·사진) ‘액티브 USA(Active USA Inc.)’ 대표이사에게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학위수여식에는 영남대 총동창회장인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주호영 정책위의장, 김병탁 영남대 미주총연합동창회장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박사는 미국 이민 성공사를 보여주는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다. 영남대 건축공학과 73학번인 그는 대학 졸업 후 토목회사인 삼환기업 등에 근무하다가 1985년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이주했다. 3년 뒤 그는 의류 제조·판매업체인 ‘액티브 USA’를 설립했다. 손쉬운 하청거래 대신 자체 브랜드 제품을 만들어 판매까지 하는 토털 브랜드 사업으로 차근차근 기반을 다졌다.

 결코 쉬운 길은 아니었다. 불행이 엄습했다. 92년 흑인 폭동이 LA 한인타운을 휩쓸면서 회사가 잿더미로 변했다. 하지만 거기에서 주저앉을 순 없었다. 그는 그동안 다진 신용과 성실을 바탕으로 기어이 재기에 성공했다. 현재 그의 회사는 질과 양에서 LA 의류패션업계의 선두 주자로 꼽히고 있다.

 사업도 다각화했다. 흑인 폭동을 겪은 뒤 은행업에 진출한 그는 새한은행 최대 주주이자 이사장을 지냈다. 2008년에는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위기에 빠진 은행을 수차례 증자로 정상화시켰다. 또 새한은행을 윌셔은행에 합병시켜 교포의 손실을 최소화했다.

 그는 2002년 지방대학 최초로 미주총연합동창회를 만들어 미주에 유학 중인 동문 후배들을 위한 장학사업에 나섰다. 현재까지 영남대생 28명이 총 5만5000달러 장학금을 받았다. 2012년에는 직접 모교를 찾아 100만 달러를 기탁했다. 장학금 기탁으로 20만 동문 중 최고액이다. 2011년부터는 모교 후배들에게 미국 인턴십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경산=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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