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행정장관 연봉 5억여원… 중국 원자바오 총리의 114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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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국제 도시 홍콩이 행정장관의 연봉을 대폭 올리는 대신 퇴임 이후 3년간 돈벌이를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홍콩 정부의 위촉을 받은 비정부 자문기구는 10일 "행정장관의 월급을 현행 24만 홍콩달러에서 33만 홍콩달러로 올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그럴 경우 각종 수당을 포함하면 행정장관의 연봉은 2007년부터 401만 홍콩달러(약 5억2000만원)로 인상된다.

제2인자인 정무사장(司長)보다 12.5% 더 많게 된다. 자문기구는 지난 3월부터 행정장관.정무사장의 연봉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최근 도널드 창(중국 이름 曾蔭權) 전 정무사장이 행정장관 출마를 위해 사퇴하면서 정무사장이 행정장관보다 연봉을 더 받는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자문기구의 제안은 입법원의 승인을 받아 그대로 시행될 예정이다. 이렇게 될 경우 연봉으로 따지면 홍콩 행정장관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312만 홍콩달러)보다 28%나 더 많은 돈을 받게 된다. 일본 총리(304만 홍콩달러).영국 총리(264만 홍콩달러)보다 훨씬 많다. 홍콩 정부를 밑에 거느린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3만5000홍콩달러)의 114배나 된다.

그러나 자문기구는 행정장관 퇴임 후 활동에 대해선 다른 선진국처럼 엄격한 제한 규정을 마련했다. 재임 기간중 취득한 정보.인맥 등을 활용해 기업 활동을 하거나 특정 조직.집단을 위해 일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우선 퇴임 이후 1년간 정규직.겸직 등 어떤 직업도 갖지 못한다. 그 후 2년간은 자문기구 심의를 거쳐야 직업을 갖거나 사업을 할 수 있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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