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개편 중심은 고건 전 총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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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고건 전 총리를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 가능성이 열린우리당 일부와 민주당 내부에서 거론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을 탈당할 가능성이 있는 의원 가운데 한 명으로 주목을 받아온 신중식(전남 고흥-보성) 의원은 9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연말 연초에 정계개편이 시작될 경우 소용돌이의 중심은 고 전 총리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구체적 거명은 못하겠지만 (당내에) 그런 움직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말 정계개편 가능성에 대해서도 "결국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도 고 전 총리에 대해 "민주당이 지지를 얻고 회생하는데 보탬이 된다면 언제든지 (입당을) 수용할 수 있고, 간접적으로 입당을 권유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열린우리당의 호남 출신 의원들과 민주당의 생각이 다르다는데 있다. 여당 의원들은 민주당과의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나 한화갑 대표는 "열린우리당과 통합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따라서 열린우리당 일부와 민주당이 고 전 총리를 공통분모로 연대하려면 호남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정치세력이 출현하는 모양이 되어야 한다. 민주당 측이 원하는 그림이다.

하지만 열린우리당 전남지역 의원 7명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호남과 한국정치의 발전을 위해 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성사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나 그것이 탈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차원에서 고 전 총리 영입을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당 관계자는 "오는 10월 재보선에서 또 여당이 패배할 경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떤 형태로든 정계개편 논의가 시작될 수밖에 없고 대권후보 여부를 떠나 고건 전 총리는 고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논의가 시작단계여서 상황의 변화는 더 지켜봐야 하나 가장 큰 변수는 호남 민심이 될 전망이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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