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줄이고 가스·유연탄 늘려|동자부 올 에너지 수급계획 확정|가정·수송·산업용대체를 유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올해 국내 에너지사정은 어떠할까. 일단 전체적인 수급에는 큰 부족이 없을 것 같다. 11일 동자부가 확정한 82년 에너지수급계획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소비될 석유·석탄·전기 등 총 에너지는 지난해보다 6·1% 늘어날 전망 (석유환산4천8백60만t). 국민 한사람이 1년간 1천2백kg의 석유를 쓰는 셈이다. 한편 동자부가 집계한 에너지공급가능량은 수입·국내 생산등을 합해 모두 5천5백50만t(석유환산)으로 총 수요의 1·2배 수준이다.
각 에너지원별로는 가스와 유연탄으로 석유를 대체해 나간다는 원칙에 따라 올해도 가정용·수송용가스와 산업용 유연탄의 사용을 적극 유도하고 석유소비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억제, 석유의존도를 지난해의 57·3%보다 1·2%포인트 낮은 56·1%로 떨어뜨릴 방침이다.
그러나 전체적인 에너지의 수입의존도는 더욱 높아져 75·7%가 될 전망. 원유도임예정량도 올해 1억9천6백만배럴로 지난해보다 7·6%정도 늘어나고 유연탄은 지난해보다 35%나 많은 9백80만t을 들여오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원유대금 등으로 외국에 지불해야할 돈은 모두 85억8천2백만달러로 올GNP목표액의 11·7%, 수출목표의 34·7%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석유=80, 81년 모두 석유대체와 불황으로 인해 석유소비가 1%이상씩 감소했으나 올해는 경기의 점진적인 회복에 따라 지난해 대비 4%가 늘어난 1억8천4백만배럴이 소비될 전망.
국제원유시장 사정도 좋아 동자부는 현재 배럴당 35·7달러인 원유도입평균가가 내년말까지 l·4달러 올라 37·1달러로 비교적 안정적인 추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 국내원유도입가는 지난해 연말 OPEC총회 이후 배럴당 42쎈트정도가 내려 유가인하요인이 생겼지만 현재 1천3백억원규모의 안정기금 적자를 이기회에 메워나갈 생각이므로 유가가 내릴 전방은 없다. 대신 유가가 오를 전망도 없다. 다만 동자부는 현재최고가격제로 묶어놓은 유가통제를 풀어 시장원리에 맡겨나갈 준비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오는 16일 동자부와 석유협회 관계자로 구성된 세계각국의 유가제도조사단을 파견할 예정.
▲가스=가정취사용 프로판은 전년대비 22%가 늘어난 19만t, 택시연료용 부탄은 35만t 이 소비될 것으로 동자부는 보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해 5천t밖에 수입하지 않았던 부탄을 올 해는 11만t 수입키로 했다. 현재 전국에는 2만5천대의 LPG택시 (전체의 38%)가 있는데 이정도의 수입물량이면 추가로 1만4천대의 택시를 LPG화할 수 있다.
그러나 자칫 공급과잉이 될 형편에 놓여있는 것이 부탄과 프로판 등 LPG다.
부탄만 하더라도 업계에서는 올해 소비량을 많아야 23만t정도로 보고있어 동자부측의 35만t과 엄청난 괴리가 있다. 그러나 LPG는 원유정제과정에서 일정비율로 생산되고 또 도입분은 계약에 묶인 상태여서 LPG공급량을 줄일 수도 없어 가스의 소비촉진이 큰 과제로 남는다. 휘발유와의 가격차로 LPG소비를 조정하겠다는 정부방침이므로 현재 하루4백50km을 운행하는 영업용택시의 경우 휘발유와 LPG사용의 가격차이는 7천원정도지만 이정도의 가격요인만으로는 차량의 LPG화를 유도하기에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취사용 프로판도 현재 도시가스시설이 서울의 일부지역에만 한정돼 있어 가스공급시설의 확대가 시급하다. 현재 극동도시가스가 서울 장안동·군자동에, 부산도시가스가 부산에 가스공급시설공사를 하고있어 올해 안으로 두 지역에 가스가 공급되게 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