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만 지어선 큰 돈 못벌어 가공업이 돈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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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농민이 농사만 지으면 돈을 많이 벌 수 없습니다. 생각이 비슷한 농민끼리 회사를 만들고 농산품의 부부가치를 높이면 더 잘 살 수 있습니다."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제주도를 찾은 짐 서튼(사진) 뉴질랜드 농업.통상장관은 "뉴질랜드에선 농가끼리 힘을 합쳐 농산물 가공회사를 차리는 사례가 흔하다"고 설명했다. 좁은 국내시장으론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에 가공식품으로 만들어 부가가치를 높이거나 더 넓은 해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낙농가가 만든 가공식품회사인 폰타나, 키위 농가가 세운 키위 마케팅회사 제스프리 등은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는 뉴질랜드 농업 경쟁력의 예로 키위를 들었다. 키위(중국 다래)는 중국이 원산지다. 세계 시장에서 미국 캘리포니아산 중국 다래와의 경쟁에서 밀렸다. 이후 품종을 개량하고 뉴질랜드를 상징하는 '키위'라는 이름으로 바꾸자 전세계 70여개국에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서튼 장관은 제주 일정 중 남제주군에서 뉴질랜드 품종 골드키위를 시험재배 중인 농장을 방문했다. 속살이 노란색인 골드키위는 내년 국내 소비자를 찾을 예정이다. 뉴질랜드에서 키위가 나지 않는 11.12월에도 한국 시장에 키위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그는 "한국과 뉴질랜드 농가 모두에게 이익이 돼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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