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내무반, 이병·병장 사라진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육군이 병사 계급체계를 4단계(이병-일병-상병-병장)에서 사실상 2단계(일병-상병)로 줄이는 안을 추진한다.

 김요환 육군참모총장은 1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병사들의 계급체계 변경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육군 관계자는 “훈련소에서 신병교육(5주)을 마치면 바로 일병 계급장을 달아주고, 병장 계급은 상병 가운데 우수인력만 분대장으로 뽑아 임명하는 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육군의 계획대로라면 현재는 신병훈련소를 퇴소한 뒤 이병이 되기 때문에 사실상 이병 계급은 사라지게 된다. 또 분대장은 전체 병장·상병의 4.5%에 불과, 대부분의 병사가 상병 계급으로 군 복무를 마치게 될 전망이다. 다만 육군은 전역일에는 모든 병사에게 병장 계급장을 달아줘 21개월간 군생활을 마치면 예비역 병장이 된다. 육군은 12월까지 검토를 끝내고 국방부에 법령 개정을 건의할 예정이다. 계급체계 변경이 확정되면 1954년 시작된 4계급 체계가 60년 만에 바뀌게 된다.

 육군이 병사 계급체계를 변경하려는 이유는 28사단 윤 일병 구타 사망사건 등 군내 폭력사건이 병영 내 서열문화에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급구조를 바꿔도 같은 계급 내에서 ‘호봉’으로 서열을 정할 수 있다는 지적이 군 일각에선 나오고 있다.

 이날 국감에선 부하 여부사관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송모(전 17사단장) 소장 사건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은 “사건·사고가 발생해도 고위직책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며 “사고가 나면 모든 지휘관이 용퇴하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군대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은 “성추행당한 피해자를 위로한다며 불러 성추행한 17사단장의 죄질은 굉장히 나쁘다”며 “이 정도면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인데 46차례나 표창을 받고 지난해 대통령 표창도 받았다니 코미디”라고 지적했다.

정용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