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현충일 … 10시에 묵념합시다] "오늘 골프치지 마세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현충일을 앞두고 여야가 당 소속 의원 '기강 잡기'에 비상이 걸렸다.

열린우리당은 4일과 5일 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문희상 당의장 이름으로 '현충일 행동지침'을 담은 문자메시지(사진)를 보냈다. "골프 치지 마세요. 놀러가지 마세요. 조기 다세요" 등 세 가지다. 또 시.도당 위원장에겐 현충일 행사 참석을 당부하고, 지역구 의원들은 지역별 보훈대상자나 유공자 현황을 파악해 알려달라는 내용도 첨부했다.

임시국회 첫날인 2일 특정 고교 출신 여야 의원들이 골프를 쳤다가 호되게 비난받은 여진이 남아 있는 마당에, 당내 '개성파' 의원들이 소신만 앞세워 현충일에 '불경스러운' 일을 벌였다간 큰 상처를 받게 된다는 당 지도부의 걱정이 반영됐다. 특히 음주와 골프를 경계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가뜩이나 당내 분란으로 당 이미지가 실추된 상황에서 의원 개인의 도덕성까지 문제될 경우 국민으로부터 완전히 외면당할 수 있다는 지도부의 절박감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열린우리당은 또 다양한 보훈행사로 여론 다독이기에 나섰다. 5일 분당 국군통합병원을 찾아 입원 중인 장병들을 위로한 문희상 의장은 6일 국립묘지를 참배한다. 또 이달 중 경기도 일대 군인아파트도 방문한다. 당 정책위원회도 제대 군인에 대한 취업교육 기회와 교육.의료지원 혜택 범위를 확대하는 제대군인지원법 개정안과 고엽제 후유증 환자의 수당 범위와 지급 시기를 늘리는 고엽제 후유증 환자 지원법 개정안 등 보훈 관련 법안을 추진 중이다.

6월 국회를 일찌감치 '호국 보훈 국회'로 정한 한나라당도 의원들에게 정숙한 행동을 주문했다.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는 3일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현충일을 맞아 의원들이 각별히 몸가짐에 신경을 써달라"며 "정부 혹은 지역별로 열리는 현충일 기념행사에 참석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소영.김정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