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사설

북 내부사태 공동대응 합의 다행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한.미 양국이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북한 유사시의 대책을 담은 '개념계획(CONPLAN) 5029'를 작전계획화하지 않는 수준에서 보완.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그동안 각종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이 문제는 양측이 갈등을 더 키우지 않고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됐다.

한.미 간 각종 이견과 동맹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한.미 양국이 이러한 합의를 이룩한 것은 한.미 동맹관계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개념계획 5029는 공식 명칭이 '합참.유엔사.연합사 개념계획 5029'다. 그리고 이 개념계획안이 다룰 범위엔 북한의 소요사태, 정권붕괴, 대규모 탈북사태 등 우발 상황도 포함된다. 이 때문에 한.미 양측이 사전에 이를 철저히 연구해 합의를 이룩하지 않는다면 필연적으로 한국의 주권과 한미연합사의 권한 등을 둘러싸고 미묘한 입장차와 갈등을 가져올 수 있다. 그래서 한.미 양국의 국방 최고위 수뇌부가 이번에 이의 작전계획화를 서둘기보다는 연구팀을 구성해 시간을 갖고 협의하기로 합의한 것은 당연하며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개념계획 5029를 보완.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작계 5027' 등 한미연합사의 작전계획에 반영된 우발 상황뿐 아니라 보다 포괄적인 우발 상황 유형이 담기지 않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향후 군사력 운용방안을 놓고 양측의 입장 차이가 노출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50여 년간 동북아 안정의 중요한 버팀판이었던 한.미 동맹이 불필요한 오해의 여지를 남길 필요는 없다. 이 때문에 한.미 동맹의 공고화와 한반도 안정과 평화 구축이라는 큰 원칙을 갖고 양측이 협의를 계속해 나간다면 한.미 양측 간의 이견은 시간문제일 뿐 새로운 합의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이런 합의의 정신과 원칙이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이어져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방안에 대한 한.미 간의 확고한 공조가 이룩되고 국민의 불안감이 해소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