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작가들이 내다본 기계인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그리스신화에 등장했던 금속제인간은 다른 과학적인 개발품들과 마찬가지로 그후 많은 문학작품들속에서 현실화의 가능성을 키워나갔다.
잠수함이나 우주선등도 실용화되기까지는 모두 문학작품속에서 성장해봤다. 어느시기에서 보면 황당무게한것같은 공상소설이라도 결국 언젠가는 실현될으로써 선견지명을 갖고 씌어진 문학작품은 사실상 기술혁신의 요람역할을 해왔다.
1815년 독일의 작가「E·호프만」은『수마』라는 그의 소설에서 로마의 한기계공이 올림피아라는 기계인형을 조립해내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이때부터 비교적 과학이 가미된 기계인간의 모습이 일반에 소개되기 시작한 것이다. 「호프만」의 소설로부터 반세기를 더 지난 다음에야 오늘날의 로보트와 비슷한 기계인간이 등장한다.
1879년 프랑스의 작가「빌리에·드·릴라당」은 발명왕 「에디슨」을 주인공으로한 소설 『미내의 이브』에서 지능을 가진 기계인간을 취급하고 있다. 여기서「에디슨」은 인조인간을 만드는 제작자로, 이상적인 미녀 「아달리」를 톱니바퀴와 변환기·배선등을 써서 만들어 낸다. 「아달리」는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을뿐 아니라 부드러운 피부에 사고능력과 대화기능까지 가지고 있는 것으로 묘사돼 현대의 과학자들이 만들어 보려는 지능로보트의 모델이 되고있다.
소설속의 인조인간은 20세기초에 와서 처음으로 로보트라는 이름을 갖게된다. 1920년 체코의 작가「카렐·차페크」는 그의희곡『R·U·R』에서 처음으로 인조인간의 이름을 로보트로 명명한 것이다.
「차페크」는 체코어의「일하다」「봉사하다」의 의미를 갖는 「로보타」를 어원으로해서, 로보트라는 인조인간을 그리고있다.
「차페크」의 로봇는「릴라당」의 기계인간 보다도 더욱 복잡한 감정을 갖는 것이다.
노생물학자「로삼」의 의곡은 신에 도전하기 위해 새로운 인조생명체를 만들기로 결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로삼」은 해저에서 로보트를 만들 새로운 물질을 발견해내고, 그아들「로삼」이 아버지의 연구를 이어받아 대서양상에「로삼만능로보트제조회사」를 세운다음 금속제가 아닌 생물 로봇을 대량으로 생산해낸다.
생산되는 로보트에는 비서일을 맏는 고급로보트로부터 육체노동로보트까지 여러종류가 있다.
로보트들이 양산되면서 일터에서 해방된 노동자들은 처음에는 이상적인 사회가 되었다고 좋아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들이 실직된 것일뿐이라는것을 안 노동자들은 일터를 돌려달라고 요구한다. 로보트의 순종을 경험한 정부와 기업가들은 로보트에게 무기를 공급하면서 노동자를 탄압, 결국은 노동자와 로보트들이 전쟁상태에 들어간다. 이때 정부의 지도자들은 「로삼」회사에 부탁, 감정을 갖는 로보트의 생산을 의뢰하는데, 이렇게해서 감점을 갖는 로보트가 많아지자, 이들은 인간전체에 대한 반란을 일으켜 노동자뿐 아니라 모든 세계를 지배하게 된다. 이런 사태에까지 이르자 「로삼」회사는 로봇의 비밀제조법을 불태워 버리고 로보트들이 노사하기를 기다린다는 줄거리다.
「차페크」가 이 희곡에서 보여주려고 한것은 인조인간을 만든 인간들이 그 피조물에 의해 재난을 만난다는, 즉 기계화되어가는 사회를 풍자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60년이 지난 오늘날의 사태를 놓고 볼때도 이 희곡은 많은 문제점을 올바로 지적하고 있다는것을 알수있다.
그후 l950년 미국의 과학저술가「아이자크·아시모프」는 그가 젊은시절부터 써온 로보트에 관한 단편소설 9개를 묶어, 『나와 로보트』라는 단편집을 내놓았다.
「아시모프」는 언젠가 로보트사회가 됐을때를 예상해서 이 단편집에 소위「로보트공학의 3원칙」이라는것을 제시하고 있다.
「아시모프」의 3원칙은 다음과같은 내용.
제1원칙=로보트가 인간에게 위해를 가해서는 안된다. 또 그 위험을 간과해서 인간에 위해를 주는 사태가 있는데도 좌시하고 있어서는 안된다.
제2원칙=로보트는 인간이 내린 명령에 절대복종하지 않으면 안된다. 다만 명령의 내용이 제1원칙을 위배하는 내용일때는 지키지 않아도 된다.
제3원칙=로보트는 제1원칙과 제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자기 자신을 지켜야 한다.
「아시모프」가 제시한 3원칙은 얼른보면 피조물인 로보트들이 지켜야할 사항처럼 기술되어 있지만, 내포하고있는 참뜻은 앞으로 로보트를 연구하는 사람, 또는 그것을 제작하려는 사람들이 지켜야할 하나의 지침을 제시한 것이다.
이렇게 보면 문학작품은 과학기술의 자극제가 될뿐아니라 그 문제점까지도 사전에 지적하는 역할을 하고있음을 알 수 있다. <최정민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