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니 "김정일은 무책임한 지도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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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딕 체니 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또다시 강력히 비판했다.

체니 부통령은 30일 방영될 예정인 CNN의 '래리 킹 라이브'프로그램과의 녹화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에 대해 '핵 개발을 추진하면서 국민의 빈곤에는 관심 없는 무책임한 지도자(irresponsible leader)'라고 표현했다.

체니 부통령은 "김 위원장은 전혀 국민을 돌보지 않는다"면서 "그는 권력을 휘두르고 싶어 핵 보유국이 되려는 것이 분명하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김 위원장이 경찰국가이자 인구의 과반수가 비참한 빈곤과 영양실조 상태에서 살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군사화된 사회를 이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체니 부통령은 "미국 정부가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중국은 이 지역에서 주요한 역할을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중국 책임론을 거듭 강조했다.

미국은 최근 북한을 6자회담으로 다시 끌어내기 위해 '주권국가 보장''북.미 간 양자 접촉 가능'등 유화적인 발언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체니의 발언은 미국 내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이 북한에 대해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임박한 한.미 양국 정상회담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노 대통령은 당초 방미 때 체니 부통령과 면담할 예정이었으나 이 역시 불투명한 상태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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