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차비로 택시 타고 읍내 나들이 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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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전남 무안군이 3월부터 도입한 행복택시는 버스요금으로 읍·면 소재지까지 타고 나갈 수 있다.

전남 무안군 삼양읍 와동마을은 버스가 들어 오지 않는 교통 오지다. 버스를 타려면 20여 분을 걸어 나가야 한다. 지난해까지는 몸이 아파 읍내 병원이라도 가려면 8000원 이상 요금이 나오는 택시를 불러야 했다.

 이처럼 불편하기만 하던 와동마을 주민의 읍내 나들이가 올해 들어 편리해졌다. 부르기만 하면 마을 앞까지 달려 오는 ‘행복택시’ 덕분이다. 요금도 택시 기본료의 절반도 안되는 버스 차비만 받아 부담이 없다. 주민 양정숙(69)씨는 “3~4명이 함께 할 경우 1인당 300~400원이면 탈 수 있는 행복택시 덕분에 요즘은 읍내 시장과 병원 등으로 외출을 쉽게 자주 나간다”고 말했다.

 농촌마을을 달리는 ‘행복택시’가 확산되고 있다. 무안군에 이어 보성군에서도 이달 말부터 버스요금으로 타는 행복택시를 운행한다. 행복택시는 오지 마을 주민들의 교통 편의를 위해 무안군이 지난 3월 도입했다. 처음에는 9개 마을에서 시작해 8월엔 19개 마을로 늘렸다. 내년부터는 무안군내 버스가 다니지 않는 전체 44개 마을로 확대된다.

 행복택시는 각 마을에서 버스가 다니는 읍·면 소재지까지 탈 수 있다. 효율적으로 운행될 수 있도록 각 마을별로 전담 택시가 1대씩 지정돼 있다. 택시승차 요금은 버스 성인 차비(1200원)만 받는다. 택시요금의 차액은 자치단체가 보전해 준다. 무안군의 경우 올해는 6000여 만원, 내년에는 1억5000여 만원을 지원한다. 김철주 무안 군수는 “행복택시가 운행되면서 주민들의 왕래가 늘어나 읍·면 지역의 경기가 살아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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