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족 인기, 비어캔맥주…환경호르몬도 같이 먹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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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족(族) 사이에 인기있는 '비어캔치킨'이란 음식이 있다. 생닭 안에 맥주캔을 개봉한채 통째로 넣어 그릴 위에서 굽는 것이다. 닭이 익는 동안 기화한 맥주가 스며들어 육질이 부드럽고 맛이 좋아 널리 퍼졌다. 하지만 앞으로 비어캔치킨은 먹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환경호르몬까지 함께 먹게 되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9일 캔맥주에 '직접 가스레인지에 (캔맥주를) 올려놓고 바로 조리하지 마십시오'라는 내용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한 '식품 등의 표시기준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시행에 들어간다. 맥주캔에 열을 가할 때 나오는 비스페놀A 성분 때문이다.
비스페놀A는 환경호르몬의 일종이다. 적은 양으로도 유아의 내분비계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 수치가 높으면 인산부의 유산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간 식약처는 비스페놀A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통조림 제품에 대해선 가스레인지에 올려놓고 가열하지 말라고 소비자들에게 경고해왔다. 이번에 대상을 캔 맥주까지 포함시킨 것이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양승조 의원(새정치민주엽합)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국내 대표 캔맥주 1제품에서 비스페놀A 등 환경호르몬 3종이 검출됐다고 공개했다. 식약처는 이같은 지적에 따라 소비자 경고와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이번 대책을 내놓았다.

장주영 기자 jy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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