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비「보신탕분쟁」확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영국신사들이 필리핀의 보신탕 식성을 비난했다가 필리핀쪽이 식민지에대한 영국의 야만행위를반격, 양국간의 외교문제로 비화되고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15일 런던의 선뎨이미러지가 보신탕용 개들이 쇠줄에 묶여 죽음을 기다리는 필리핀 풍물사진을 1면에 게재한데서 비롯됐다.
「제임즈·쉘빌라브드」의원은 의회에서 질의를 통해「대처」 수상에게 『개를 식용으로 하기 위해 자행되고있는 야만적인 도살행위에대한 영국민의 혐오감』을 필리핀측에 표명할것을 촉구하고 나섰고 「대처」수상자신도 이 사진을 보았다면서『본인도 귀하와 마찬가지로 혐오감을 갖고 있다. 본인은 의원여러분들이 이토록 끔찍한 사진을 보고 혐오감을 가졌을 것으로 믿는다. 본인은 필리핀국민들에게 이 문제에 관해 관심을 갖도록 해야 될것으로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같은 영국측의『혐오감』은 그대로 필리핀에 알려졌다.
「대처」수상의 비난발언이전해지자 필리핀의회도 발끈했다. 필리핀측의 반응은 정중했으나 개고기를 먹는것 또는 개고기를 먹기전의 준비의식등은 『어디까지나 필리핀 국내문제』 라는입장이었다. 「대처」 수상이관심 쏟을일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죽어간 에이례정치범문제와 관련,영국정부의 오만한 정책에 대해 세계각국이 갖고있는 혐오감에 대처하는일이다』 라고 공박했다.
AFP통신과 회견한 필리핀외무성의 몇몇관리들도익명을 전제로 『도대체 영국인들은 그들이 에이례에서 어떤 짓을 저지르고있다는것을 뻔히 알면서 필리핀국민들의 보신탕애용에 그토록 관심을 갖는것이냐』고 반문했다.
한 필리핀 외교관은『보신탕을 먹는것은 필리핀의 극히 일부성에서 관습과 전통의 일부로 돼있다. 우리는 서방국가와 다른 전통을 갖고 있다. 무슨 권리로 그들이 우리의 식생활관습까지 간섭하려 드느냐』고 반박했다.
사태가 의의로 심각하자영국대사관의 홍보담당자인「팀·도즈」는『말썽이 난것은 보신탕을 먹는 문제가 아니라 개들이 쇠줄에묶여 도살되기까지의방법』에 있다고 필리핀외무성에서 설명, 필리핀측의 분노를 진정시키려 했다.
그는 AFP와의 회견에서 이 문제는 순전히 필리핀의 국내문제이며 영국정부는 더이상 이문제가확대되는것을 원치않는다고 밝혔다. 그는또 필리핀의회에 개고기를 먹고 개를 도살하는것에 관한 입법안이 계류중에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으나 구체적인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개고기를 식육으로 이용하는 필리핀의 일부 지역특히 마닐라북부 바기오의 산악지대에서는 개도살자들이 개를 묶어놓고 목을베거나 머리통을 두들겨서잡는다. 바기오의 한 주민은『개들은 그들이 죽는다는것과 죽는 방법을 잘 알고있다』면서 이때문에 개를 도살할매 잔인한 방법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동물보호헙회의영국인 「빅토르·와킨스」씨는 현재 선데이미러 사진의 진상을 알아보기 위해필리핀각지를 여행하고 있는데 많은 필리핀사람들은「와킨슨」씨에게 우선 개고기 맛을 보라고 권하면서 개고기를 먹어보면 틀림없이 그맛에 반할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