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치앓는 오스트리아|폴란드 난민 몰려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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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해외화제>자유와 일자리를 찾아나선 폴란드난민들이 유럽의 중립국 오스트리아에 몰리고 있다. 현재 오스트리아내 각지에 분산 수용되어있는 폴란드난민은 약10만명. 지난연말부터 매말 1만명내지 1만5천명꼴로 넘어오고 그중 일부는 미국·캐나다·호추등 제3국으로 살길을 찾아 떠나고있다. 난민들중에는 희망을 잃고 빈둥거리는가하면 도둑질을 하는 사람도 있고 술에 취해 소동을 벌여 경찰을 애먹이는 망나니들도 있다.
일부 수용소주변의 주민들은 해가지면 가족의 외출을 통제하는등의 경계도 새로운 일과가 되고었다.
오스트리아는 56년의 헝가리사태때 20만명, 68년의 체코사태때 10만명의 난민을 받았었다.폴란드난민을 뒷바라지하는 내무성당국에 따르면 오스트리아는 지난 45년이후 35년동안 43억실링 (약1천9백35억원)을 난민구호비로썼고, 요즘은 매달 7천만실링 (약31억5천만원)을 쓰고있다.
폴란드난민중에는 학생·예술가·기술자·회사간부등 화이트칼러도 많지만, 하급공장노동자도 상당수에 이른다. 이들은 학교기숙사·군대병영·호텔등에 임시수용돼 있다.
폴란드난민들은 대부분 공산국가에서 멀리떨어진 미국·캐나다·호주등지로 이민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들은 폴란드의 장래를 불안하게 보고 있다. 『자유노조? 좋지요. 그러나 소련군이 멀지않아 밀고들어올거예요. 폴란드는 지금 공포가 지배하고있어요.』-「마리아」양(24)의 말이나.
여대생 「모니카」양 (25)은 『폴란드국민들은 40년동안 일만했는데도 무엇을 위해 피땀흘려 일했는지 모르겠어요. 그나마 일자리도 이젠 동이났어요』라고 말했다.
택시운전사·빵공장직공·영화관기사·식당종업윈동 안해본일이 없다는 「레셰크」란 청년은 『인간다운 생활을 위해 일할수있는 나라로·가기위해』호주행을 기다리고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폴란드난민들은 오스트리아의 수용소생활을 하루 빨리 마무리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나라로 이민갈 길이 트이기를 기다리며 착실한 생활을 하고있다.
어느 수용소관계자는『서구는 이들을 받아들일만한능력이 없어요. 엘리트들을 속절없이 잃고있는 폴란드도 폴란드지만 이들을 대륙밖으로 보내야 하는 유렵도 불행하긴 마찬가지지요』라면서 아타까와했다.
이들의 이민문제로 찾아오는 다른나라 인사들은 대개가 미국이나 캐나다·호주동의 구호기관 관계자들일뿐 서구국가들은 계속 외면상태.
그는 또 『서구는 폴란드사태를 동정하고는 있지만 폴란드에서 실제로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는것 같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정부는 폴란드난민들에게 숙소와 기타시실물제공은 물론 난민가장에게2백40실링 (약1만원)의 일당을 주고있고 이민길이 열려 오스트리아를 떠날때는 1인당6백실림(약2만7천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있다. 【파리=주원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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