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문학|소서 복권되는 「도스토예프스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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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러시아의 문호「도스토예프스키」의 탄생1백60주년(11월11일)을 맞아 소련의 신문·잡지들은 그에대한 기념논문이나 특집기사를 다루어 싣고 있다. 물론 이들 특집은 아직 소련당국으로부터 「공산주의의 적」으로 선고된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한 전통적인 비판을 벗어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그의 문학상 업적을 최대한으로 평가하고 있어 「스탈린」사후 점차 복권되어 오던 그의 지위를 한꺼번에 올려주려는듯한 인상이 짙다.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한 평가논쟁은 소련정권 성립후 자주 일어난 것이지만 「스탈린」체제하에 들면서 그의 작품은 오랫동안 금서로 취급되어 왔다.
이런 과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탄생 1백60주년을 맞아 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아는 『혁명후 소련에서 출판된 「도스토예프스키」선집은 55회 6백46만8천부. 이를 포함, 전세계에서 1천4백40만부가 출판되었다』고 자랑스럽게 보고하고 있다.
크렘린 당국의 「도스토예프스키」평가를 대변하는것으로 보이는 평론가 「프리드렌델」씨는 당이론기관지 코뮤니스트에서 「도스토예프스키」가 범한 과오를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①언어의 힘을 지나치게 믿었으며 러시아의 평화적 비혁명적 발전이 가능하다고 생각, 동시대의 혁명운동을 평가하지 않았다. ②만년에 건제정치와 교회가 민중의 이익에 기여했다고주장했다.
그러나 그의 이같은 비판과 함께 「도스토예프스키」의 긍정적인면도 평가하고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자본주의적 해독을 파헤치고 물욕의 세계, 사회적 억압과 불공정을 미워했으며 가난하고 학대받는 민중에 공감과 신뢰를 지니고 있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문학신문이나 소비에트카야, 러시아지의 논문에서는 그에대한 비판은 한층 엷어진다. 그들은 『천재 「도스토예프스키」와 그의 투쟁을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고정관념이나 기성의 평가를 배제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착실히 진행되고 있는 이같은 「도스토예프스키」상에대한 수정은 소련사회에도 가치관의 다양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기도하다. <외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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