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학력고사에 함정있는 문제 내지말라"|이문교, 합숙작업 중인 출제교수 56명에 특별 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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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생일맞은 출제위원에 케이크
○…이규호 문교부장관은 10월28일부터 서울시내 모처에서 외부와 차단, 합숙작업을 벌이고 있는 82학년도 대학입학 학력고사 출제교수 56명과 저녁식사를 같이 하면서 격려.
24시간 경찰이 배치된 가운데 출입통제를 받고있는 합숙소로 찾아간 이장관은 이 자리에서 출제위원중 한 사람이 생일을 맞았다는 말을 듣고 축하케이크를 준비, 같이 자르기도.
이장관은 이어 최지혜 출제위원장으로부터 작업현황을 들은 뒤 『82학년도 대입학력고사는 함정이 있는 문제를 내지 말고, 타당도가 높고 쉬우면서도 원리적인 문제를 출제토록 할 것』을 특별히 당부했다는 것.
"공무원법 따르면 해임해야"
○…저질연탄사건에 관련, 구속기소된 전동자부 서석탄국장 윤석구씨가 정부기구개편에 따른 인사 때 동자부 정책연구관으로 발령돼 법조계에서는 의아한 표정들.
법조계가 이처럼 의아해하는 것은 현행국가공무원법 제73조2항에서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공무원은 기소 후 그 직위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 일단 형사소추된 모든 공무원은 수사기관의 기소통보가 있는 즉시 그 직을 해임하도록 돼있기 때문.
윤씨는 지난달31일 구속기소되었으나 이틀 후인 2일 인사발령 때는 정책연구관으로 자리바꿈을 했다.
이에 대해 수사기관에서는 소속기관장에게 서면통보하는 기간이 있어 인사발령당시 미처 기소사실을 몰랐을 수도 있겠으나 윤씨의 경우 죄명이 특가법으로 되어있는 만큼 불기소처분 같은 것을 기대할 수 없는데도 발령을 늦추거나 소추기관의 통보를 기다리지 않고 발령한 것이 석연치 않다는 의견들.
해결 못하면 공신력만 저하
○…치안본부는 『강력사건을 검찰이 초동수사 때부터 지휘하겠다』는 법무부장관의 발언에 대해 법에 규정된 당연한 얘기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며 부정적인 반응.
경찰의 한 간부는 검찰이 적은 인력으로 격증하고있는 강력사건을 초동수사 때부터 어떻게 일일이 지휘하겠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며, 검사가 직접 나서도 사건해결이 잘 안될 경우 검찰의 공신력만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색다른 걱정을 하기도.
경찰의 수사간부들은 현재도 강력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의 지휘를 받고있지만 결과가 나쁠 때는 경찰만 욕을 먹고 책임을 뒤집어 쓰는 사례가 많다며 권한은 검찰이 갖고 책임은 경찰이 지는 수사지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불평.
골프장 바가지요금을 적발
○…보사부는 그 동안 거의 방치하다시피 해왔던 서울근교의 13개 골프장에 대해 식당시설과 위생상태, 판매식품의 가격과 품질, 식수의 수질 등 종합위생감시를 처음으로 실시, 적잖은 위반사항을 적발해 즉시 시정하라고 지시.
적발된 위반사항은 식당에 방충망시설을 하지 않았거나 종업원들이 건강진단을 정기적으로 받지 않는 등 위생상태가 불량하고 특히 시중에서 4백원정도인 주스류를 7백∼8백원씩에 파는 등 바가지요금이 대부분.
보사부는 골프장이 일종의 치외법권지대처럼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았으나 외국인들도 자주 드나드는 고급사교장이란 점을 고려, 혹시 국가체면을 손상하는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함께 어디서든 특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골프장의 위생상태를 점검한 것이라고 설명.
보사부관계자는 『골프장의 위생상태 점검을 전후해 여러 곳에서 상당한 압력(?)이 있을줄 알았으나 지금까지 조용한 것을 보면 뭔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며 앞으로도 수시로 점검, 위반사항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증기기과차 손님없어 고민
○…철도청은 관광객유치를 목적으로 2천5백만원을 들여 구조를 일부 개조, 지난10월1일부터 부산∼경주간에 투입한 증기기관차가 예상과는 달리 승객이 적어 또 다른 철도적자요인으로 등장하자 대책마련에 고심.
퇴역한지 14년만에 다시 등장한 이 증기기관차는 현재 6량(정원4백20명)을 달고 부산∼경주간을 하루 1회씩 왕복운행하고 있으나 승객은 하루 편도인(평일)∼2백명(공휴일)꼴로 점원의 4분의l∼2분의1도 못되고 있는 실정.
철도청 한 당국자는 『이 증기기관차를 일반관광객, 특히 일본인관광객들의 기호에 맞게 운행토록 하고 있으나 국제관광공사나 여행사들의 홍보활동이 부진해 이를 잘 아는 관광객들이 드물더라』며 관광업체를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또 『승객을 많이 유치하여 적자폭을 주이기 위해 내년 봄 수학여행철에는 자체 홍보를 적극 펴야겠다』면서 『관광진흥 덕택(?)에 철도적자만 늘게됐다』고 푸념.
일선교사의 현장얘기 들어
○…부임1개월을 맞은 구본석 서울시교육감은 지난3일 퇴근길에 사직동 서울교육원에 들러 새마을연수교육을 받고있던 2백여명의 초·중등교사대표들과 만나 3시간동안 일선교육의 현장이야기를 청취.
합숙소 식당에서 교사들과 같이 저녁을 들고난 구교육감은 교위와 교육원간부들은 단l명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 뒤 남녀교사 9명으로부터 불만이나 건의사항들을 손수 메모해가며 들었다는 것.
교사들은 이 자리에서 ▲잡무를 줄여달라 ▲유흥업소들의 반발이 심해 교외학생지도가 어렵다 ▲학급담임이나 주임교사 임명을 공정하게 해달라는 등 10여 가지의 애로점을 털어놓았다는 것.
구교육감은 즉석에서 주임교사 임명 등에 공정을 기할 것과 산후휴가를 법정일수대로 지키도록 하겠다는 등의 약속을 했고 앞으로 임기가 끝나는 84년까지 수시로 일선교사들과 만나 현장위주의 교육행정을 펴나가겠다고 다짐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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