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비뇨기계 질환 채수응<경희의료원 비뇨기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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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비뇨기과 입원환자중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는 것중에 신결핵이 있다. 병명이 의미하는 것 처럼 신장에 결핵균이 침입해 일으키는 병이다.
신결핵은 폐결핵이나 척추결핵등 어느곳엔가 결핵을 앓고난후 10∼15년 후에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많은 사람들이 어릴때 결핵을 앓는다. 그러면서도 결핵이 적은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결핵에 걸렸다 낫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결핵으로 이행된 환자중 4O%만이 폐결핵을 앓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뿐이며 폐결핵을 앓았던 환자 1백명중 4명이 신결핵으로 이행된다.
신결핵을 그대로 놓아두면 신장이 못쓰게되고 뇨관이 막히게 되는데 10여년 전만해도 이렇게 된 환자중 95%가 신장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지금은 반대로 95%의 환자에게서 약물치료가 가능하다.
77년 가을 잡지사에 근무한다는 24세의 K씨가 찾아왔다. K씨는 2개월전부터 소변이 자주 마렵고 누고 나서도 시원치 않아 근처 병원에서 소변검사를 받았더니 요도염이라고 해서 항생제를 l주간 복용했다는 것이다. 좀 나아진 것 같아 약을 끊었더니 며칠만에 재발되어 약국에서 항생제를 다시 사먹게 되었다. 그러나 증상이 낫기는 커녕 점점 심해지고 배뇨때 통증마저 생겨 할수 없이 큰 병원을 찾아왔다는 얘기였다.
병력을 물으니 별다른 질병은 앓은 일이 없고 1년전 요도염에 걸려 치료를 받은 것 뿐이라는 대답.
짐작으로는 방광염이 아닌가 하면서 소변검사를 해봤다. 남자에게서는 신장이나 전립선에 병이 있을때 2차적으로 방광염이 생기는 수가 많기 때문이다.
검사결과 전립선도 정상이며 단백도 검출되지 않았고 다만 백혈구가 많아 세군배양검사를 해봤지만 역시 균은 검출되지 않았다. 그동안 항생제로 치료를 해봤으나 전혀 개선되는 점이 없어 결핵성 방광염을 의식하고 결핵균 검사를 해봤지만 이것마저도 검출되지 않았다.
다시 배설성 신우촬영을 해보니 왼쪽 신장 일부에 결핵병변이 나타나고 좌측 뇨관하부에 약간의 협착이 있어 신장결핵임이 밝혀졌다. 신결핵의 확인은 오줌에서 결핵균을 발견하는것이 보통이나 오줌검사에서 나타나는 경우는 60%정도이므로 의심이 갈때는 여러가지 검사를 자꾸하게 된다.
일단 신결핵으로 확인된 후 신장의 파괴가 적은 경우는 항결핵화학요법만으로 치유가 되지만 아주 진행된 경우에는 병이 있는 한쪽 신장을 떼어내는 수술과 화학요법을 같이 쓰게된다.
K씨의 경우는 다행히 파괴가 적어 화학요법만을 썼는데 6개월 동안 치료를 받다가 좌측복통이 생겨 X선을 찍어보니 뇨관협착으로 신장에 물이 차 늘어난 때문이었다.
그후 K씨는 주기적인 검사를 받으며 1년간 계속 약을 복용, 뇨관협착도 치료됐을 뿐 아니라 신장의 기능과 모양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약을 끊고 6개월마다 정기적인 검사를 받았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이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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