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색베레모가 번개처럼 기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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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 「사다트」대통령은 총격을 받기직전 그의고위보좌관들과 매우 유쾌하게 웃고 있었다. 이날의 군사퍼레이드는 그에게 있어서는 아랍이 지난1973년 대이스라엘전에서 거둔 『영예로운 승리』를 기념하는 중요한 기념행사였다.
수천의 정예병사들과 신예탱크, 그리고 장갑차들은 사열대를 지나면서「사다트」대통령등 이나라 고위지도자들에 대해 경의를 표하기위해 총구를 낮추었다.
퍼레이드대열이 어느정도 지날무렵 야포트럭의 대열이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하기위해 사열대앞 15∼20m까지까지 다가섰다. 식이 시작된지 약90분 후였다.
바로 그때(하오8시·한국시간) 6대의 공군 미라지전투기들이 적·청·백·황4색의 연기를 뿜어내며 사열대상공을 비행했다.
「사다트」대통령뒤의 특별관람석에 앉아있던 AP통신등 외국기자들이 굉음을 울리며 지나가는 전투기들에 시선을 모으고 있을때 야포트럭대열 에서 1대가 이탈, 사열대앞에 멈추면서 푸른색 베레모를쓴 6명의 포병부대소속 군인이 뛰어내렸다. 이들은 쏜살같이 단상을 향해 뛰어오르면서 최소한 2개이상의 수류탄을 던진후 칼라슈니코프기관총을 난사했다.
비행기의 굉음때문에 총성은 잘 들리지도 앉았다.
목격자들은 이들이 『이집트에 영광으로』『돌격』이라고 소리질렀으며 단상의 외국인들에겐 『간첩, 침입자들』이라고 외쳤다고전했다.
○…사열대위는 총과 수류탄의 연기가 자욱한 가운데 순식간에 유혈이낭자했다.
「사다트」대통령외에 「사다트」대통령 옆자리에 있던「가잘라」국방상과 「클로드·뤼엘」카이로주재 벨기에대사및 단상앞의 경호윈등 10여명이 쓰러졌다.
바로 붉은 베레모를 쓴 대통령경호원들과 푸른 베레모의 포병부대 군인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졌다.
경호원들과 분열중이던 병사들은 저격별들을 향해 응사하기 시작했다.
한순간 놀라움에 잠잠하던 수천명의 관중들은 충격을 피해 이리저리 밀렸다. 서로부딪치거나 의자·군중에 깔려 상당수가 부상했으며 30t짜리 방공미사일차량 바퀴에 깔려 압사한 사람도 있었다.
아들을 데리고 관중석에 있던 한 아버지가 충성에 놀라 뒤집혀진 의자밑으로 몸을 숨긴 아들을 끌어내기위해 애쓰는 모습도 보였다.
한 외국기자는 이같은 혼란속에서 저격범중 일부가 부근 언덕으로 도주했으나 다른군부대가 이들을 추격하여 저격범들을 모두 체포했으며 특히 왼쪽 관자놀이에 총상을 입은 「가잘라」국방상은 피를 흘리면서 사태진압을 진두지휘했다고전했다.
1분이 채못돼 상황은 끝났다. 병사들은 정신를 가다듬고 비상망을 펴고 민간인들에게 해산을 명령했다. 자동소총에 착검한 병사들은 대통령경호원이 탄지프들이 범인을 찾아 거리를 질주하는 동안 군중을 해산시켰다. 저격병 l명이 발견즉시 사살됐다.
○… 「사다트」대통령은 피격직후 보좌관들에 의해 군헬리콥터에 실려져 마아디군병윈으로 후송됐다.
중동통신(MENA)이 보도한 의료진의 공식발표에 따르면 「사다트」는 저격 20분후 의식불명상태로 병윈에 도착했다. 이때「사다트」는 만신창이였다.
왼쪽가슴엔 2발의 총알구멍, 오른쪽 쇄골바로위 목에도 1발의 총알이 박혀있었으며 한쪽무릎위와 허벅지뒤에도 큰 상처가 있었다. 무릎위 다리뼈는 복합골절상태였다.
한관계자는 「사다트」가 총알과 수류탄파편을 가슴에 맞았으며 의료진은 그에게 대량의 수혈을하며 심장기능을 되살리려했으나 허사였다고 밝혔다.
○…이날 기념식은 라디오와 TV로 생중계되고 있었다. 총성이 나자 TV는 곧 중계를 중단했다. 그러나 라디오중계는 몇분간더 계속됐다. 누군가의 욕설 들렸다.
사건후 방송은 중계만을 끊은채 평상시처럼 진행됐으나 「사다트」대통령에 관한 소식은 한참동안 일체 전하지않았다.
○…AP통신의 한여기자는 저격사건후 카이로중심지에서 약6km떨어진 기자의 「사다트」대통령관저 정문에 장갑병력수송차1대 주차중인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 여기자는 대통령관저가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대통령특별경호원들로 둘러싸여있다고 밝혔다.
정문에 있는 경호원들은 대통령부인「지한」여사가 헬리콥터편으로 귀가하여 다른가족들과 함께 헬리콥터편으로 집을 떠났다고 전했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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