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주 담그는 법|설탕은 조금 넣고 서늘한 곳에 두도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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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포도가 제철을 맞아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추석을 전후한 무렵이 예부터 알려진 포도의 성수기. 1년 내 두고 즐길 수 있는 포도주 담그는 적기이기도 하다. 현재 18kg들이특품 포도 1상자가 1만4천∼5천 원에 거래되고 있는데 앞으로 10여일 간은 포도출하가 계속 많을 것이라는 게 시장 측 얘기다. 가정에서 맛있게 포도주를 담그는 요령을 유태종 교수(고려대·식품공학)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포도주 담그는 법>

<재료선택>
포도주는 식욕을 돋우고 소화를 돕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주로 식탁 주로 쓰인다.
포도주에는 백·적·핑크 등 세 종류가 있는데 대개 가정에서는 값이 저렴한 검정포도를 원료로 하여 적포도주를 빚는다.
맛있는 포도주를 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재료를 선택하는 것. 당분 함량이 높고 신맛이 적은 포도가 가장 좋은 원료가 된다.
국내에서 재배되는 것 중 끝물시기에 출하되는 안성포도 등 유럽종이 이에 해당되나 값이 비싸므로, 성수기에 나오는 미국 종 포도 가운데 잘 익은 것을 고르도록 한다.
육안으로 살펴보아 윤기가 나고·탄력이 있으며 검정 색을 많이 띠고 있는 것이 잘 익은 것이다.

<재료준비>
준비과정에서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농약처리 문제다. 포도 알을 일일이 하나씩 떼어 닦기는 어려운 일이므로 식초 수를 이용하도록 한다.
포도송이가 잠길 정도의 찬물을 준비하고 여기에 식초를 5% 섞는다.
포도송이를 10∼20분쯤 담가두었다가 꺼내어 흐르는 물에 씻어주면 농약에 대해서는 일단 안심할 수 있다.
채반 등에 얹어 놓고 물기가 완전히 가시면 포도 알을 그릇에 담아 으깬다.
청포도를 이용하는 백포도주의 경우 과육만을 원료로 하나 적포도주는 껍질을 함께 해야 맛이 나므로 껍질을 내버리지 말아야한다.

<담그기>
포도주에는 설탕을 넣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경우 기온이 높고 저장환경이 적당치 않아 전혀 설탕을 넣지 않을 경우 발효 즉시 식초가 되기 쉬우므로 약간만 넣도록 한다.
포도무게의 5%분량의 설탕과 함께 으깬 포도를 항아리에 담고 과피가 떠오르지 못하도록 소쿠리를 씌우고 돌멩이로 눌러둔다.
1차 발효에 가장 적당한 온도는 섭씨15∼18도. 따라서 지하실 등 약간 서늘한 곳에 두는 것이 좋다.
15일쯤 지나 부글부글 괴기 시작하면 다시 처음 설탕 분량만큼 더 넣어준다.
온도에 따라 다르기는 하나 대개 18도에서는 한 달이 경과하면 1차 발효가 끝난다.
발효된 으깬 포도를 거친 소쿠리로 걸러 국물만 따로 모은다. 남은 과육은 거즈나 삼베로 과즙을 짜내고 버린다.
이때 용기로는 항아리나 유리병이 좋은데 공기접촉을 피하기 위해서는 입이 좁은 유리병을 이용, 고즈에 솜을 싸서 막아두면 편리하다.
2차 발효는 1차에 비해 더 서늘한 곳에서 진행돼야함이 원칙이다.
적당한 온도는 섭씨 13∼15도정도. 적당한 장소가 없으면 냉장고 맨 아래 칸을 이용, 하루씩 교대로 넣어주는 것도 한 방법이 된다.
3개월 쫌 지나면 윗 국물만 가만히 따라 다른 그릇에 담아두고 먹도록 한다.

<주의할 점>
원료·발효 과정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용기다.
술 담을 항아리는 뜨거운 물로 일차 우려내고 소주나 알콜로 닦아낸 다음 사용토록 한다.
포도주는 담근 지 1∼2년 사이가 제 맛을 내는 때다.
포도주의 맑고 고운 색채를 유지하기 위해 석 달에 한번정도 새 병으로 바꾸어가며 앙금처리를 해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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