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학도서관의 설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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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과학기술분야 전문도서관 설립의 필요성이 최근 과학기관에 의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과 한국과학기술정보센터를 중심으로 한 과학기술분야 연구기관들이 과학기술도서의 효율적 활용과 장서의 확충을 위해 국립과학도서관의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매우 고무적인 사실로서 경제의·발전과 과학기술의 진전이라는 당면한 국가목표의 실현을 위해서 만시지근의 느낌마저 드는 초미의 과제다.
국립과학도서관의 설립은 단순히 우리 과학기술정보의 유통을 원활히 하는데 필요불가결 할뿐만 아니라 난맥과 정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도서관정책과 행정의 개선을 위해서도 좋은 모범이 되리라고 기대된다.
국립과학도서관이 설립될 경우 과학기술관계도서의 집중화를 이룰 수 있으며, 그럴 경우 앞으로 설립될 수많은 민간기업의 연구소나 개인작구가들의 이용도를 제고시킬 수 있으며 그 변의도 높일 수 있다.
그럴 경우 과학기술처가 출연하고 있는 9개 연구기관을 비롯하여 여러 민간연구기관들이 각 기관 단위로 도서를 중복 구입하는 낭비를 막을 수 있고 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쓸 수 있고 따라서 도서의 종류를 크게 확충할 수도 있어서 그에 따라 활용성도 좀더 높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능성이 높은 전문도서관이 이 땅에도 견실하게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선다.
현재 과학기술분야 도서는 과학기술연구원과 과학기술정보센터가 주로 수집·경리·보관·이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연구원의 경우에 한정하더라도 연구부와 학사부가 각각 별도로 도서를 관장함으로써 그 효율면에 커다란 차질을 빚고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를 발전적으로 해소할 필요도 몹시 다급한 상황이다. 때문에 이 같은 도서관리의 난맥을 해소할 노력으로서도 국립과학도서관 설립은 더없이 유효하다.
또 이렇게되면 그 동안 모색에만 그치고 있던 도서자료·정보자료의 데이터뱅크화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보화사회에 살면서 과학기술정보자체의 이용효율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것도 난센스다.
미국등 선진국들이 앞을 다투어 도서관업무의 자동화·컴퓨터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실에서 낙후된 우리 도서관업무의 혁신도 이를 재기로 추진함직하다.
우선 하나의 전문도서관이라도 충실화함으로써 과학기술정보의 유통면에 효율을 높일 수 있으려니와 이를 발전시켜 전문도서관들의 육성책도 모색될 수 있다. 또 네트워크의 확충 등 도서관의 확충도 기할 수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궁극적으로는 우리 도서관정책의 쇄신도 기할 수 있다. 그것은 국가대표도서관의 통합에서 비롯할 수 있다.
미국과 같은 막대한 예산을 바탕으로 하는 국가조차도 국가도서관행정체계는 일원화되어 있는데 비해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우리 같은 형편에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의 이중구조로 국가의 대표도서관 지식정보체계를 혼란시키는 것은 막대한 국력낭비다.
우리는 공공도서관이 많아지고 장서가 확충되며 보다 기능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국가발전에 매우 긴요하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국가의 중앙도서관기능이 분산되는 것은 문제다. 미국의 경우 국립도서관이 하나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의학·농업등 각분야 전문 도서관의 분화일 뿐 중앙도서관 기능은 국회도서관으로 통합되어있다.
이같이 볼 때 오늘의 시점에서 「국립과학도서관」의 설립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 확실하다. 이는 국가의 과학기술발전의 기본적 요청일 뿐 아니라 국민문화향상의 바탕인 도서관정책의 획기적 전기를 위해 매우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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