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건강코너 가정의학>영양|아기의 발육(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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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어느 부모든지 아이가 태어나서 튼튼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처럼 즐거운 열은 없다.
그러나 아이가 혼자서 자라는 것이 아니고 외부에서 끊임없이 공급되는 음식물을 재료로 해서 성장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임신된 시간부터의 임부의 영양·출산 후의 영양공급이 튼튼한 아이와 허약한 아이를 결정짓는 열쇠가 된다. 그렇다고 영양공급이 부족해서만 허약한 아이가 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어떤 사람은 충분한 영양을 공급할 수 없어서, 또 어떤 사람은 어떻게 해야 올바른 영양공급인지를 몰라서, 어떤 사람은 많을수록 좋은 줄로 착각해서 결국 어린이의 건강을 해치는 수가 있다.
영아기의 성장발육은 일생동안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므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영양이 갖는 의미는 중요하다. 이때의 영양상태는 정신발달과 성장발육에 큰 영향을 줄뿐 아니라 질병에 대한 저항력에까지도 관계한다.
아이가 출생하면 두 가지 방법으로 양육할 수 있다. 하나는 모유이고 하나는 인공영양인 분유다.
모유와 분유의 선택은 어머니의 건강·모유의 분비상태·경제력·산모의 가정내의 시간 등이 고려되어야 하겠지만 영아의 건강을 위해서는 우선 모유의 장점을 알아야 한다.
모유는 영아의 성장발육에 필요한 영양소가 알맞게 들어있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주는 면역체가 함유되어 있다.
그 이의에도 모유는 분유보다 소화흡수가 잘되는 유당과 필수지방산이 많고 어머니 품속에서 젖을 먹임으로써 식욕이 좋아지고 소화가 잘되며 혈액순환이 좋아진다.
어릴 때는 성인에 비해 신진대사가 왕성하므로 체중1Kg당 소모하는 영양소의 양이 많게 마련이다.
영아가 태어나서 5개월쯤 되면 성장발육에 필요한 단백질·칼슘·철분·비타민 등 영양소의 보충을 위해 이유식을 하게된다. 사람마다 얼마간의 차이는 있지만 이유식을 추는 시기는 영아 건강에 중요하다.
한국의 영아들은 대체적으로 이유시기가 늦어 성장발육이 지연되고, 체중증가가 둔화되며, 빈혈·두뇌발육장애를 많이 일으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유식을 시작할 때는 영아의 구미에 맞고 미숙한 소화능력에 적응할 수 있는 야채수프·과일즙 등으로 하게된다. 그런 다음 아이의 소화능력을 보아가면서 양질의 단백질과·필수지방산의 공급을 늘려 나가고, 비타민·무기질 등이 함유된 식품을 공급한다.
이유기에 알맞은 식품으로는 곡분·계란·야채·생선·쇠고기 등을 들 수 있는데 어느 것에 편중되지 않게 식품종류를 바꿔주는 게 좋다.
전세열(한강성심병원 영양화학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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