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의 고통 더어보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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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인도와 봉사의 이념에 입각한 범세계적인 기구이고 70여년의 빛나는 전통을 쌓아온 대한적십자사 총재직을 맡게된 것을 더없는 명예로 생각합니다. 제가 가진 모든 경험과 능력을 다해 봉사할 각오입니다.』
대한적십자사 14대총재로 27일 취임한 김용식전주미대사(67)-. 20일 적십자중앙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선출되기 3일전에야 자신의 「새로운 임무」를 통보받았다고.
그러나 적십자와는 외교관생활 이전부터의 인연으로 생소하지가 않다고한다.
47년 해방후 적십자재건운동이 시작될때 변호사로 법률고문직을 2년동안 맡은일이 있고 58년아테네에서 열린 국제적십자총회엔 한국대표로 참석하기도 했다. 외교관생활 32년동안 직·간접으로 연관을 맺어온 때문에 이번 총재취임에 더욱 감회가 깊다고 말한다. 『남북분단의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복지사회를 지향하는 80년대 적십자의 할일이 더욱 크지 않겠느냐』는 김총재에게 중단된 남북적십자회담재개의 가능성을 묻자 『지금단계에서 뭐라고 말할수는 없고 끊임없이 노력을 해야할 과제』라고 조심스러운 코멘트. 71년8월12일 남북적십자회담당시 김총재가 바로 외무장관이었다.
『순수히 적십자의 인도주의적 정신에 따라 민족분단으로 초래된 동포의 고통과 슬픔을 더는데 남북적십자가 함께 노력해야할것이며 세계의 기대에 어긋나지않게 조속히 회담이 재개돼야할것』이라고 했다.
적십자사업의 실무적인 것들은 취임후 현황파악을 한다음 3년임기동안 할 일을 구체적으로 계획해 보겠다고.
해외생활에서 돌아와 그동안 호텔에 머무르던 김총재는 57평짜리 워커힐아파트를 전세계약, 곧 이사한다.
2남1녀의 자녀들은 외국에 있어 부인과 단 두식구. 부인 박봉성여사의 나이를 밝히지않고 『우리나라에서는 너무나 이를 따지는 것같다』고.
아직 젊음을 느끼게하는 김총재는 『이제 한참 일할 나이』라고 67세 자신의 나이를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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