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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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별 돋을 자리마저
켜켜로 이끼 낀 밤
억년을 흘러오던
사연은 깃을 접고
풋내기 상념만 잡아
풀어 가는 이 소심
하늘에 손짓하면
동이채 비가 쏟고
고향은 안개 속의
먼, 먼 이역인데
몸살을 이토록 앓아
푸른 별을 굽는가
어쩌다 한풀 한풀
구름이 뜨는 날은
성황당 총총이 오던
누이보다 반가운 손 (객)
생각은 하늘을 넘어
꽃가마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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