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격식과 예절. 우아했던 왕실만찬 전 대통령 환영속에 태국서 첫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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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태국수상· 각료접견>
- 전두환 대통령은 3일 하오4시30분(한국시간 하오6시30분)영빈관에서 영부인 이순자 여사와 함께 태국의「프렘」수상을 비롯한 각료 8명을 접견하고 약 11분 동안 환담했다.
전 대통령은 「프렘」 수상에게 『오늘 국왕을 위시해 수상각하와 정부각료, 그리고 전국민 특히 어린 학생들까지 뜨겁게 환영해 주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렘」수상이『각하의 여정이 길어 피로하실 까 염려된다』고 하자 전대통령은『태국에 와서 오늘 한숨 자고 나니 모든 피곤이 다 풀렸다 며 웃었다
전 대통령이 프렘 수상에게 한국을 다녀가신 분은 모두 다 잘되었으니 기회를 봐서 꼭 한번 한국을 방문해 달라 권유하자 「프렘」수상은『그렇지 않아도 권태웅 주태국 대사로부터 각하의 초청을 대신 받고 이미 이를 수락했다』며『시간이 없어 못 가고 있는 형편』이라고 설명.
양국의 각료들은 인사가 끝나자 서로 마주보며 샴페인으로 축배를 들었고 이어 전 대통령은 다시 이들에게 다가가 악수로 인사

<주태국 외교단 접견
- 전 대통령은 영빈관에서「프렘」수상 등 태국정부 각료들을 접견한데 이어 방콕에 주재하는 외교단도 접견.
전 대통령은 15명의 각 국 대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샴페인으로 축배를 들었다.
전 대통렴은 「카우· 피터리크」 오스트리아 대사가 아세안 5개국 순방에 대해 묻자 『필요하면 언제든지 외국에 나가 국가 원수들과 만나 양국의 공동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유익한 일』이라며 『자주 다니면 서로 가까워지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전 대통령은 또 『세계가 1일 생활권으로 가까워 졌으므로 어디서든지 서로 만나면 모든 문제가 풀리게 되고 협력강화가 이뤄지게 된다는 것을 특히 이번 여행을 통해 느꼈다』고 덧붙였다.
전 대통렴은 카우· 피더리크 대사가『각하처럼 각 국 정상이 다 그렇게 하면 우리 같은 직업 외교관은 할 일이 없어지겠다』고 말해 한때 폭소가 터졌다.
전 대통령이 이말을 받아『직업 외교관이 할 일은 빼놓고-』라고 말해 또 한바탕 웃음.

<왕궁 만찬회>
- 「푸미폰」 태국 국왕이 3일 저녁 전두환 대통령내외를 위해 그랜드 팰리스 왕궁의·차크리스론 홀에서 베푼 만찬은 최대의 격식과 예절을 갖춘 근엄한 분위기.
전 대통령내외는 「푸미폰」국왕안내로 동편홀에 들어서 선물을 교환하고 자필서명이든 내외 사진을 서로 교환했다.
전 대통렴은 「푸미폰」 국왕에게 신라금관모조품·홍삼·아세안 순방기념메달 및 기념우표첩을 ,영부인 이여사는 왕비에게 화각좌경·화장할 때 쓰는 손거울 그리고 국왕은 전 대통령에게 금박담배함, 왕비는 이여사에게 1백여년 묵은 칡뎡굴로 만든 핸드백을 각각 선물했다.
이어 전 대통령내외는 국왕내외 ,황태자내외 그리고 두 공주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은 뒤 옆방으로 자리를 옮겨 만찬에 초청된 1백90여명의 내외인사들로부터 인사를 받았다.
만찬은 밤 9시5분(한국시간 밤11시5분)에 시작 됐는데 헤드테이블??전 대통령내외와 국왕가족 등 8명이 자리했고 그 앞에 두 줄로 놓인 테이블에 우리측의 공식수행원과 태국의3부 요인 그리고 외교사절내외들이 훈장을 패용한 형형색색의 복장으로 뒤섞여 앉았다.
이날의 메뉴는 순 프랑스식.
식사가 끝날 무렵「푸미폰」국왕이 일어나 만찬사를 하고 대한민국의 발전과 전대통령의 건승을 비는 축배를 제의하자 장내엔 실내악만이 연주하는 애국가가 울러 퍼졌고 양국원수내외는 잔을 높이 들어 건배했다.
이어 전대통령이 답사를 하고 나서 태국의 국왕내외를 위한 축배를 제의, 분위기가 한층 무르익었다.
이날 만찬은 예정보다 50분이나 길어져 10시50분(한국시간 4일 상오0시50분)에 끝났다.

<국왕내외 공항영접>태국도착
- 전두환 대통령이 3일 상오 태국방문의 첫발을 디딘 방콕의 돈무앙 공군기지는 온통 태극기와 태국국기의 물결 속에 파묻혔다.
전 대통령내외는 이날 상오10시50분(한국시간 낮12시50분)공항에 도착, 트랩 밑에서 「푸미폰」 국왕내외의 영접을 받았다.
국왕의 소개로 영접 나온「프렘」 수상, 「프라만」 부수상, 「시티」 외상내외, 공군사령관, 돈무앙 기지사령관 등과 악수를 나눈 뒤 사열대에 올랐다.
양국원수가 사열대에 서자 육·해·공군 의장대의 받들어 총 경례와 함께 21발의 예포가 터지기 시작했고 군악대는 양국국가를 연주했다.
이때 F-5A 8대로 구성된 2개편대의 태국공군기가 사열대 앞을 저공으로 날면서 환영비행을 해 전 대통령내외의 환영무드는 절정을 이루었다.
전 대통령은 의장대를 사열한 다음 리셉션 룸에서 국왕가족과 국회의장, 대법원장, 추밀원 의원, 각료 ,3군총장 ,경찰총장 및 방콕에 주재하는 각 국 외교사절들로부터 환영인사를 받았다.

<연도환영>
- 이미 아세안 3개국을 순방한 전두환 대통령은 태국에서 가장 많은 인파의 연도환영을 받았다.
이 같은 환영은 지난 연초 조자양 중공수상과 지난4윌「스즈끼」 일본수상의 방문 때보다 대대적이라는 것.
공항에서 방콕시청에 이르는 22km의 대로 연변에는 군데군데 시민·학생들이 몰려나와 전 대통령일행의 모터케이드에 양국국기를 흔들며 열광적으로 환영했고 시내에 가까워 오자 환영인파는 점차 늘어나 환영식장인 시청근처는 완전히 양국국기의 물결에 파묻혔다.
또 시내 곳곳에는 양국국기가 나부꼈고 서투르지만 정성스럽게 한글로 쓴『전대통령내외 태국방문 환영』이라는 입간판과 환영아치가 일행들을 맞이했는데 이 한글 간판은 우리대사관에 한글로 원고를 써달라고 해서 태국사람들이 그리다시피 해서 쓴 것이라고.

<공주와 사진 찍기도>시청 환영식
- 방콕시내 중심부 시청 앞 광장에 마련해 놓은 환영전각 앞에서「푸미폰」 국왕내외와 함께 차에서 내린 전 대통령내외는 「티암· 모카라논」 방콕시장의 영접을 받았다.
양국원수 내외가 자리에·앉자 「티암」 시장은 『이 열쇠는 전 대통령이 방콕시민의 마음을 열어주었기 때문에 방콕시민의 마음이 크게 열려있다는 것을 각하에게 표시하는 징표』라며 「방콕시의 열쇠」를 전 대통령에게 증정.
영빈관에 도착한 전 대통령내외는 왕실관방실장의 영접을 받고 응접실로 안내된 뒤 잠시 사진기자들을 위해 포즈를 취했는데 전 대통령은 옆에 서있는「마하·차크리·시린돈」공주를 보고같이 찍자고 권해 양국원수와 공주가 나란히 포즈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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