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벌해진 언어 습관-범국민적 계몽 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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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언제부터인가 우리들 일상생활 언어가 너무나 거칠고 상스러워졌다. 등·하교 길의 학생들, 버스 속의 청소년들은 물론 심지어 동네 코흘리개 꼬마들까지도 이름대신에「×새끼」「××놈」따위의 욕설을 예사로 사용하고「××죽여 버릴라」 등 끔찍한 말도 거리낌없이 내뱉고 있다.
우리동네는 특히 학생들의 왕래가 많은 지역인데 시장을 오가는 짧은 시간에도 예의 그 상스런 욕을 수없이 듣게되니 역겨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간혹 참다못해『학생, 좋은 입으로 왜 그렇게 욕을 해요』하고 꾸짖어 보기도 했지만 워낙 대다수가 예사로 주고받으니 그저 한심한 기분으로 망연자실할 뿐이다. 고운말·바른말쓰기운동도 벌이고 매스컴도 틈틈이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있으나 실효는 전혀 없는 것 같다.
어째서 우리가 이렇게 천박하고 살벌해졌는가. 생활이 아무리 어렵고 짜증스럽더라도 그럴수록 서로 건강한 대화를 나누며 밝고 명랑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애써야 보다 나은 사회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어린이들의 불량한 언어습관은 전적으로 성인의 책임이다. 그들은 보고들은 대로 흉내낼 따름이다.
앞으로 이 나라를 짊어질 우리 어린이·청소년들이 건전한 언어, 예의바른 대화를 몸에 익혀 보다 품위 있고 건전한 사회생활을 꾸려갈 수 있도록 범국민적인 계몽이 있어야겠다. 이현숙(주부·부산시 서구 서대신3동 58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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