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통일각문회의사무총장 이범석씨|민족단일성 회복돼야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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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대통령의 「평화통일의무」수행에 고문역을 할 평화통일 정책자문회의 제1차전체회의가 5일 개회된다.
『평통자문회의는 평화통일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에 건의하고 자문에 응하는 역할못지않게 통일정책에 국민의 각계각층이 능동적으로 참여해 주도해나가는 단계로 발전시켰다는 의미가 더큽니다.』
이 평통자문희의 사무총장을 겸하고있는 이범석통일원장관은 구성원의 과다에서 올지 모를 의견통합의 어려움이라는 역기능에도 불구하고 9천명에 가까운 위원수가「오히려 다다익선」이라고 했다.
통일주도세력의 구축과 통일환경의 저회확대, 통일정책의 정당성부여라는데에 큰비중을 두고있다는 못이다.
-통일정책에 대한 「국민적참여」가 단순한 참여숫자의 다수에 의해서만 좌우되는건 아니라고 봅니다만….『위원위촉에 있어서 지역대표와 선거인을 주대상으로 넣은것은 바로 이들로부터「국민대표성」을 구하기 위해서죠.
전문성도 무시할수 없기때문에 직능대표를 위촉했으나 그 선정은 어디까지나 소속단체의 자율에 맡김으로써 대표성을 살리는데 세심한 신경을 썼읍니다.
해외동포를 4백7명이나 넣은것도 같은 뜻이죠.』 이장관이 말하는 「통일정책에 대한 범국민적참여」는 남북한간의 이질화가 심화돼가고있고 어느쪽이 민족을 대표하느냐는 체제경쟁이 날로 치열하게 전개되는등 남북한의 체제경쟁이 바야흐로 실질적 대결의 시대에 돌입하개 된다는 점에서 어느때보다 그 필요성이 강조되는 것같다.
-최근 「통일꾼」을 확대, 개편한 민족통일중앙협의회(회장 천관자)와 평통과의 관계는 어떤것입니까. 『민족통일협의회는 민간차원에서 평화통일이념을 몸으로 실천하는 순수민간단체로서 평통자문회의와는 기능면에서 상호보완의 관계입니다)
-분단이 장기화되고 통일의 실마리가 좀처럼 발견되지 않고 있는데서 통일이 다소는 관념적으로 취급되어가는 경향이 있는데 통일의 당위성을 이론적으로 정립해 주었으면 좋겠읍니다.
『단일민족으로서 분단의 내생적이유가 될만한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1천만명이상의 이산가족의 고통을 덜어주어야할 인도적 요청, 가뜩이나 제한된 영토공간과 자원을 최대한으로 활용해서 조국을 번영시켜야 할 민족공형의 요청, 그리고 남북통일이 영향을 미칠 동북아와 세계평화에 대한 기여로 보아 우리는 통일이 돼 민족의 단일성을 회복해야 할 당위성이 있읍니다.』
-그러나 통일이 되려면 내외의 여러 여건이 성숙돼야 할텐데….
『물론이죠 국내정세는 말할것도 없고 북한의 내부사정, 국제적환경등이 우리에 유리하게 작용돼야 통일이 되는것 아니겠읍니까.
이러한 통일여건의 성숙을 위한 실천과제로서 국력신장과 신장된 국력의 조직화,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지지기반확충등이 이뤄져야지요.』
-그런 관점에서 통일전망은 어떻습니까.
『남북한의 현격한 국력차라든 미·일과 중공의 국교수립등 10년전에 비해서는 분명히 여건이 좋아졌다고 말할수 있어요. 그러나 이문제는 이정도로만 애기하는게 좋겠읍니다.』
-그런 객관적인 상황전개와는 관계없이 현재의 남북관계는 상당히 나쁜것으로 보는데….
『우리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민족상잔의 비극을 강요했던 그들에게 우리는 남북공동성명 (72년), 6·23평화통일선언(73년), 상호불가침제의(74년), 남북경제협력기구 설치제의(78년), 3당국회의제의(79년), 최고책임자상호방문제의(81년)에 이르기까지 인내와 성의로 일련의 평화통일노력을 벌여봤읍니다.
그러나 현재 이 시점의 남북관게는 그들의 무성의로 7·4공동성명이전과 똑같은 교착상태죠.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러한 배한의 무성의와 그들의 내부사정사이에는 깊은 연관관계가 있을텐데….
『식량사정이 안좋은 것 같아요. 오히려 우리더러 70%가 죽을 먹고있다고 허위방송을 하고 있으니까요. 외국빚을 못갚는걸보면 전반적인 경제사정도 좋지않은게 뻔하지요.
정치적으로는 작년 6차전당대회후 많은 군인이 노동당정치국원으로 들어가는등 김정일의 후게작업에 열중하고 있읍니다.
-전두환대통령의 1·12제의에 대해 북한의 수락가능성울 어떻게 보십니까. 『전대통령의 1·12제의는 단한가지의 합의라도 행동으로 입증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담겨있는 역사적 제의입니다. 그들이 평화통일을 진정으로 바란다면 이를 수락해야 마땅하지요.』
-북한은 소·중공과의 양다리외교에서 최근 친소로 기운다는 외신보도가 있었읍니다. 북의 친소경향이 한반도의 평화통일에 부정적영향을 끼치는것은 아닐는지요.
『제가 대답할 입장이 아닌 것 같습니다.』
-36년간의 기나긴 분단으로 심화된 이질성은 통일의 의지를 약화시킬지도 모를 비극적 요소가 아닐수 없읍니다. 동질성회복을 위해 어떤 방법이 바람직하다고 보시는지요.
『상호대화를 통해 불신을 없애고 상호신뢰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기 위해 학자·예술가·스포츠·이산가족의 왕래가 확대돼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룩해야할 통일은 외형적 통일, 즉 단순한 국토나 행정구역·통치기구를 단일화하는데 그치는게 아닙니다. 그보다는 내면적 통일, 즉 이질화돼가고 있는 민족과 사회를 동질화시킴으로씨 실질적으로 통합하자는 것이죠.
통일원은 우선 상대를 알아야한다는 관점에서 북한측이 표면에 내세우고 있는 공산주의의 허구를 철저히 파헤칠 생각입니다. 그래서 그들이 내세우는 간판과는 별도로 실제 통치면에서의 비리와 무리를 파악해 국민에게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읍니다.』
이장관은 『국력신장, 국력의 조직화야말로 국민생활을 향상시키고 전쟁억지력을 확보해 끝내는 북한공산주의자들을 대화와 교류의 테이블로 불러내는 지름길』이라고 말을 맺었다.<김옥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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