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실용] 소중한 것에 대한 사랑 그 출발점은 우리 아이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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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 그레이스’(나이젤 콜)는 영국의 촌동네가 배경이다. 평범한 중년 부인 그레이스는 남편의 죽음으로 빚더미에 앉는다. 바로 이 때부터 영화는 살 맛나는 이웃 사촌들의 이야기를 전해준다. 국가가 감당할 수 없는 한 개인의 어려움. 그러나 작은 공동체는 법을 초월한 정을 발산한다. 그들에겐 확실히 ‘비빌 수 있는 언덕’에 대한 믿음이 짙게 깔려 있다.

영화의 감동을 안고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미치 앨봄)부터 먼저 읽어보자. 그리고 모리가 던졌던 물음에 답해보자. 당신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위해 어느 정도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가.

모리의 질문에 마음이 동했다면, 마리 셜록의 『아이들과 함께 단순하게 살기』를 읽을 차례다. 이 책에서 말하는 단순한 삶이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집중하는 삶을 말한다. 잃어버렸거나 접어두었던 가치를 적극적으로 찾아가자는 것이다. 소중한 것에 대한 사랑, 그것의 출발점은 우리의 미래인 아이의 양육이다.

이 책은 물신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한 세상과 맞서기 위한 전략서다. 직업 선택, 광고와 텔레비전에 대한 대응, 교육 방법과 용돈 문제 등이 자세하게 소개돼 있다. 그러나 이웃과 교감하고 소비에 함몰되지 않고 텔레비전을 멀리하는 삶이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저자의 지적처럼 우리는 세상과 격리되어 있지 않다. 저자는 아이들 스스로 단순한 삶이 가치 있음을 깨달을 거라고 말한다. 그러나 부모에 저항하고 또래의 문화에 순응하는 사춘기 아이에게 저자의 낙관은 낙망으로 바뀔 수 있다. 늘 그렇듯 감동과 실천은 또 다른 문제인 것이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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