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전 행정부, 이란 인질사태에 정보 오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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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카터」전미행정부는 4백44일간 계속된 이란인질위기 때 인질극을 벌였던 이란회교학생들의 목표를 오판했을 뿐 아니라 엉뚱한 이란지도자들을 붙잡고 인질협상을 벌였었다고 뉴욕타임즈 매거진이 보도했다.
이 잡지는 4만 단어에 이르는 장문의 기획기사에서 「카터」전대통령이 「팔레비」전 이란왕의 병세에 관한 부적절하고 그릇된 정보에 입각하여 그의 미국입국을 허용했고 결국 테헤란 미대사관 인질극을 촉발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이 잡지의 보도는 지난 3개월간에 걸쳐 「카터」전대통령과 인질 주범들인 이란과격파 생을 포함, 6개국의 50여 관계인사들을 상대로 한 집중적인 조사와 의견을 토대로 쓰여진 것이다.
이 잡지는 「카터」전대통령과의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고, 『「팔레비」가 죽음직전의 절망적인 질환에 빠져있어 뉴욕이 아니고서는 치료할 곳이 없다는 보고를 들었다』고 말했음을 전하면서 「팔레비」망명을 허용키로 했던 당시의 결정은 이 같은 잘못된 점보다 그릇된 해석에 기인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터」전대통령은 처음에는 「팔레비」의 입국을 승인 할 때까지 만 해도 「팔레비」 입국을 지지하는 다수의 보좌관들과 의견을 달리했으며 특히 키신저「록펠러」등 유력 인사들의 로비활동을 불쾌하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 잡지는 「팔레비」가 뉴욕에서 입원한지 4일 후인 79년10월26일 테헤란공과대학 학생 등 과격회교학생들이 모임을 갖고 3일 내지 5일간 합의연좌데모를 계획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학교 학생들의 목포는 마르크스주의 단체들의 영향력 증대를 미리 막고 「바자르간」정부로 하여금 『미국과의 옛 관계를 재건』하지 못하도록 하려는데 있었으나「카터」 전 행정부는 이 같은 학생과 회교성직자들의 움직임이 갖는 중대성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생들이 미대사관을 점거하고 이란국민들의 자발적 호응으로 분위기가 가열되자 사태는 학생들의 통제를 벗어났다.
이 잡지는 더우기 미국이 위기의 결정적 순간에 엉뚱한 사람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과격파학생들의 고문인 젊은 성직자 「호자롤레슬람·아시가르·무사비·호메이니가 중요한 핵심인물이었으나 미국은 이를 알지 못했다.
이 잡지는 「카터」전대통령이 미 인질이 피살될 지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 잡혀 『인질생명이 최우선임』을 이란 측과 세계에 밝히게 되었고 이 같은 결정이 그 후의 헙상의 우여곡절에서 변수로 작용했다고 보도했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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