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문숙재 교수 『도시주부 가정관리 의식과 실태』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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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현대 우리나라 가정주부들 가운데 주부의 위치에 만족하고 있는 사람은 31.8%로 나타났다. 이대 가정대학 문숙재 교수가 80년 3월에 조사한 『도시주부의 가정관리 행동에 대한 의식과 실태 조사』에 따르면 주부가 그 위치에 만족할수록 가정의 운영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자아실현성 역시 높다는 것이다(조사에 응한 사람은 서울의 주부 5백13명).
주부로서의 역할수행이 여자에게 주어진 본분이므로 이를 수행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19.7%, 가족에 대한 봉사이므로 희생적으로 수행한다는 사람은 19.7%, 스스로 선택한 인생의 목표이므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사람은 33.7%였다.
한편 52.4%의 주부들이 가정일을 통해 여자의 능력을 인정받기는 어렵다고 답하면서도 전체의 71.3%가 장래 딸아이가 가정에 전념하기를 바라고 있어 주부로서의 역할을 여자에게 주어진 본분이라고 의식하는 경향을 엿볼 수 있다.
가정목표의 설정은 부부 공동으로 해야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어서(47.6%) 아직도 부모가 자녀에게 명하는 일반적인 권위주의적 가치의식이 높음을 알 수 있다.
가정생활에 대한 문제를 대부분 자신의 경험이나 친지·친척의 의견에 의해 해결하고 있으며 전문가의 의견을 통해서 해결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2.7%).
가사일이 많을 때는 가정주부의 책임아래 가족이 조금 돕는다고 생각하는 주부는 40.7%, 온가족이 함께 돕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37.2%로 전체의 77.9%가 가족의 도움 밑에 가사일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행동에 있어서는 가사일은 주부의 전적인 책임아래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식이 높고 실제로 가사분담하는 비율은 20.1%에 불과하다.
식사 때마다 새로운 매뉴와 따뜻한 식사를 원하는 비율이 43.3%나 되어 식사관리에 대한 요구수준이 높음을 알 수 있다. 상차림은 아침·저녁 식사 때를 합하여 세번이나 네번이 가장 많은 전체의 59.3%이며 평균 상차림 횟수는 3.66번이었다.
식사관리를 위해 사용되는 노동 소모시간은 2시간이 29.8%로 가장 많고, 평균적으로 2시간30분을 소모하고 있다.
의생활관리에 있어 2∼3일에 한번 옷을 갈아입는 경우가 76.4%이고 73.7%가 거의 다림질하지 않는 옷을 입으므로 요구수준은 식생활에 비해 별로 높은 편이 아니다.
또 51.5%가 세탁기를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48.8%가 손으로 빠는 것이 더 깨끗하고 경제적이라는 이유로 세탁기를 사용하지 않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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