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펼치는 「겨레 시」 짓기 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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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목연』>이요섭(원광보건전문대학 임상병리학과2년)
오리새끼 주둥인양
가지 끝 내밀던 송어
송이 송이 벙글어
흰젖빛을 뿌리네.
골목 안
이 환한 눈부심을
나 홀로서 어쩔꼬

<『목로주점』>김윤호(서울 동작구 흑석1동235의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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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 세파속에 재미난 목로술집
시름도 괴로움도 뒷전에 제쳐두고
잔돌려 권커니 자커니 시간 아예
잊었고…
2
초면도 지기인양 경세논 호기롭다
주고받는 재담속에솟아나는 인정인가
아쉬워 손 마주잡고 다시 만날 기
약도…

<『화실』>유관형(서울 관악구 봉천6동180의1)
태양이
한낮을 놀다가는
조그만 화실.
화포에
여린 개나리
고이 옮겨 심는다.
한 봄은
바람이 지듯
내 곁을 스친다.

<『실상사』>최중태(서울 성북구 하월곡동90의716)
지리산 등에 지고
굽어 보니 운봉면
구름 속 실상인가
땅 위의 호상인가
아득한 가을 빚 속에
풀지 못한 이 물음

<『초우』>이상아(서울 서대문구 남가좌2동5의12)
사월의 망각지에
가는 비가 내립니다.
펜지 데이지 그늘에
빗물이 고입니다.
덧없이 쓰러진 진달래빛
남은 향기가 어립니다.

<『들길을 걸으며』>
더러는 사는일도 잊은것이 되살아나
입덧 앓는 들녘고향 속살젖는 비로지면
오월은 이랑을 베고 푸른 알로 트겠다.

<※원고에 작자이름이 없음. 연락바람.>
(해군교육단 종합 기술학교 생도대 5중대 2소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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