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내년을 기약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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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미국 프로야구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32)가 팔꿈치 수술을 받는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남긴 채 시즌을 일찍 마치게 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6일(한국시간) ‘추신수가 왼쪽 팔꿈치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남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추신수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왼 팔꿈치가 아팠다. 추신수는 “타격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며 큰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심각했다. 결국 텍사스 구단은 정밀 검사 후 뼈가 웃자란 부분을 관절경 수술을 통해 잘라내기로 결정했다. 존 다니엘스 텍사스 단장은 “추신수가 송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수술로) 이 문제가 깨끗하게 해결되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추신수는 지난해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고, 텍사스와 7년 간 1억3000만 달러(약 1380억 원)를 받는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4월 22일 오클랜드전에서 1루를 밟다 왼 발목을 다쳤다. 추신수는 5경기만 쉬고 경기에 나선 뒤 메이저리그 전체 출루율 1위를 달리는 등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하지만 오래 가지는 않았다. 제대로 된 훈련을 할 수 없어 타격감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선구안도 흐트러져 볼넷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결국 타율 0.242에 13홈런·40타점·3도루의 저조한 기록으로 시즌을 마치게 됐다. 2008년 풀타임 빅리거가 된 뒤 가장 나쁜 성적이다. 팀도 추락했다. 개막 전 우승후보로 꼽히던 텍사스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최하위(51승79패)로 주저앉았다.

 그래도 텍사스는 여전히 추신수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아직 정규시즌이 한 달 정도 남았지만 수술을 결정한 것도 내년을 기약하기 위해서다. 재활기간은 두 달 정도가 걸려 11월에는 정상적인 훈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론 워싱턴 텍사스 감독은 “어려움 속에서도 추신수는 어떤 불평도 하지 않았다. 추신수의 태도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변함 없는 신뢰를 나타냈다.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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