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주기 피격설 거의맞아"|미국역사에 나타난 현직대통령 암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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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국대통령으로 암살대상이 됐던 인물은 이번의 「레이건」 대통령을 포함하여 모두 9명. 그중 4명이 목숨을 잃었고 다섯명은 중상을 입거나 총탄을 모면하여 목숨을 건졌다. 특히「포드」대통령은 재임중인 75년9월5일과 22일 두차례나 저격을 받았으나 손끝하나 다치지 않고 무사했다.
현직대통령으로 미국사상 최초로 희생된 사람은 「에이브러햄·링컨」 대통령이었다. 「링컨」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듬해인 1865년4월14일 「워싱턴」의 「포드」극장에서 연극을 관람하던중 남부이념의 광신자인 배우 「월크스·부드」에게 권총저격을 받고 숨을 거두었다. 「부드」는 범행후「버지니아」주「볼링 그린」으로 도주했다가 4월16일 군대가 지른 불속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 범행을 저지르기 2년전 친구에게 『「링컨」을 죽여 후세에 영원히 이름을 남기고싶다』고 말한 사실이 있는것으로 보아「부드」의「링컨」암살은 과대망상이 빚은 비극으로 결론이 지어졌다.
이어 1881년7월2일에는 「제임즈·가필드」대통령이 한정신이상자에게 암살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범인「찰즈·기토」(39)는 2주간의 휴가여행을 떠나기위해 「워싱턴」의 「볼티모·앤·포토맥」역안으로 들어서는 「가필드」대통령을 44구경「리벌버」 권총으로 뒤에서 총격했다. 「가필드」대통령은 두달후인 9월19일 사망했고 범인 「기토」는 그와 거의 같은 때에 사형을 집행당했다.
1901년9월6일에는 「월리엄·매킨리」 대통령이 암살당했다. 범인은 무정부주의자를 자처하는「리언·촐고시」(29). 그는 이날 「뉴욕」주 「버팔로」의 「팬·아메리칸」 박람회장에서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며 교환하고있던「매킨리」대통령의 가슴과 배에 2발의 권총을 발사했다. 「매킨리」 대통령은 총을 맞은뒤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8일후 사망했고 체포된 범인「촐고시」는 사형선고를 받았다.
금세기들어 세계를 가장큰 충격속에 몰아넣었뎐 「존· F·케네디」대통령암살사건은 1963년11월22일에 일어났다. 「텍사스」주「댈라스」시 도심에서 모터케이드를 벌이던 「케네디」 대통령은「리·하비·오즈월드」의 라이플총격을 받고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오즈월드」는 곧 체포됐으나 이틀후 자신도「댈라스」의 한 나이트클럽 주인인 「잭· 루비」에게 저격을 받고 중상을 입었다. 살인죄르 기소된「루비」는 64년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67년1월3일 재심을 기다리던중 자연사, 사건에 의문을 더해주었다.
이밖에도 대통령으로 저격을 당한 경우는 더있다. 1912년 10월14일에는 「디어도·루스벨트」대통령이 유세중「밀워키」에서 괴한에게 총격을 당해 중상을 입었고「프랭클린·루스벨트」 대통령도 1933년 대통령에 당선되어 취임을 기다리던 소위 레임덕 기간중에 아슬아슬하게 암살을 모면한 적이 있었다. 「해리·트루먼」대통령도 1950년11월1일 「푸에르트리코」민족주의운동에 속해있는 2명의 광신자에게 저격을 당했었다.
암살을 노린 저격은 비단 현직대통령만을 대상으로 한것은 아니었다. 유력한 대통령후보였던「로버트·케네디」상원의원, 「조지·월러스」주지사, 흑인민권운동의 지도자「마틴·루더·킹」목사등도 저격을 당했다. 암살당한 형의 뒤를이어「케네디」가의 영광을 재현시키려던 「로버트·케네디」는 68년6월6일「로스앤젤레스」「호텔·앰배서더」 에서 열린 대통령예비선거 승리자축연을 마치고 호텔문밖을 나서다「서한·서한」이란「요르단」청년의 총격을 받고 쓰러져 이튿날 사망했다.
흑인인권운동을 지도하던 비폭력저항운동의 기수 「마틴·루더·킹」목사는 「로버트·케네디」의 암살 2개월전인 68년4월4일 「테네시」 주 「멤피스」에서 탈옥범인「제임즈·얼·레이」의 총에 맞아 암살당했다. 체포된범인 「레이」 는 살인죄로 99년형을 선고받았다. 72년5월14일에는 당시 무소속 대통령 후보로 유세중이던 「조지· 윌러스」「앨라배마」 주지사가 「메릴랜드」주 「로렐」시에서 괴한에게 피격, 목숨은 건졌으나 평생을 휠체어에 앉혀 살아야하는 불구가되고 말았다.
「포드」대통령(재임중)은 두차례나 저격을 당하는 기록을 남겼다. 「포드」대통령에 대한 첫 번째 암살미수사건은 그가 75년9월5일 「캘리포니아」주「샌클러멘터」를 방문했을때 일어났다. 당시 환영군중속에 섞여있던 「리네트·프롬」(26)이란 여인이 「포드」에게 45구경권총을 겨누는 순간 경호원이 재빨리 이를 낚아채 대통령은 무사히 위기를 벗어났다.
「포드」대통령은 불과 2주일후인 9월22일「샌프란시스코」에서 다시 「세러·무어」란 여인의 권총저격을 받았으나 이때는 총알이 빗나가는 바람에 무사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서력끝에 0자가 붙는 해에 당선한 대통령은 중병을 앓거나 사망한다는 이른바「제로·징크스」가 있다. 대통령임기가 4년이기때문에 이것은 꼭 20년을 주기로 하는 셈이다.
「제로·징크스」, 즉 「20년주기설」을 처음 만들어낸 인물은「윌리엄·해리슨」대통령. 그는 1840년에 대통령으로 당선됐으나 이듬해 4월4일중병으로 별세했다.
「링컨」대통령도 1860년에 초선. 재선 이듬해인 1865년에 암살됐고 「제임즈·가필드」대통령도 1880년에 당선됐다가 이듬해 사살됐다. 이밖에 1900년에 당선된 「매킨리」 대통령, 1920년에 당선한「워런·하딩」대통령, 1940년에 3선된「프랭클린·루스벨트」대통령, 1960년에 당선된 「존·케네디」대통령등이 모두 질병이나 저격에 의해 목숨을 잃는 비운을 당했었다. <추교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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