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열엔 무엇보다|냉수찜질이 좋다|「방콕」A형 독감을 이겨내는 지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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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요즘 한창 번지고 있는「방콕」A형 독감의 특징은 고열이 나고 배가 아프며 해열제가 잘 듣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어린이들은 고열이 계속되는데 따른 경련이 올 수 있어 체열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밤 중 갑자기 아이들에게 고열이 나면 부모들은 당황하기 마련인데 이런 때일수록 차분히 해열시키도록 해야한다.
몸에 열이 나는 것은 우리 몸이 침입한 병균에 대항해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정상적인 생리현상인데, 열이 높으면 그만큼 싸움이 격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정상체온은 섭씨36.5도 이지만 독감「바이러스」와 심한 싸움을 할 때는 40도까지로 올라간다.
이 때 성인들은 고열에 대응하는 신체적 능력과 경험을 갖고있어 별문제가 없지만 어린이는 열을 통제하는 뇌의 발달이 덜 돼있어 문제가 된다.
보통 고열이라면 39도 이상으로, 6개월∼2살까지의 어린이는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열성경련(경기)을 일으키는 일이 잦으며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게 된다.
독감으로 인한 고열은 대개 2∼3일간 계속되는데 이때 고열에 따른 대중요법이 중요하다.
해열의 손쉬운 방법은 옷을 벗겨주고 머리에 찬 수건 찜질을 하는 것으로, 시원한 보리차를 알맞게 먹이는 것도 좋은 처방이 된다.
「아스피린」등 해열 재를 쓸 수 있으나 이번 독감에는 해열제가 잘 안 들으며, 이 때문에 열이 내리지 않는다고 다량의 해열제를 주는 것은 좋지 않다.
열이 아주 고온일 때「에틸·알콜」「마사지」를 해주는 방법이 있으나「에틸」(식용)과 「메틸」(공업용)을 구분하지 못하는 가정이 많고, 어느 정도 분량으로 얼마동안 해주는 가를 알기 힘들어 가정요법으로는 권장하기 어렵다. 「알콜」은 피부로 흡수되기 때문에 역시 전문인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열처치는 열이 떨어지면 바로 중지해야 하며 2∼3일이 지나도 열이 떨어지지 않거나 40도 이상이 되면 병원을 찾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40도 이상 고열이 계속되면 눈이 돌아가거나 헛소리를 하고 의식을 잃게되며 후유증이 따를 수 있다.
따라서 고열이 계속되면서 귀가 아프다고 하면 중이염을, 자주 토하면 뇌막염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독감에 걸렸을 때 어느 정도 열이 나는 것은 우리 몸의 저항능력이 정상적으로 가동된다는 뜻으로 고열이 아닌데도 해열제를 남용시키거나 과도한 해열방법을 쓰는 것은 오히려 몸의 기능을 저하시킨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어린이들이 고열로 배가 아프다고 할 때는 영양분이 많은 유동식(유동식) 을 주어 고열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소화기관을 도와줄 수 있다. <도움말=손화지 박사(국립의료원 소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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