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집념의 탁구인 김성종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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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자신이 못다 이룬 국가대표선수의 꿈을 자식을 통해 이룩한 집념의 탁구인 김성종씨(55·청주고 「코치」) .
탁구와 더불어 38년 동안을 살아온 김씨이기에 탁구에 대한 애착은 어느 누구 못지 않다고 스스로 자부하고 있다.
김씨는 올해 청주고를 졸업, 제일합섬에 입단한 국가대표 김기택군(19)의 아버지로 탁구불모지 충북에 「붐」을 일으킨 숨은 공로자.
『제가 좋아서 시작한 탁구이지만 뭔가를 남겨야한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 김씨는 이 같은 집념 때문에 요즈음에도 일본 등에서 나오는 각종 탁구잡지와 외국에 다녀온 지도자를 통해 연구하는 자세를 흐트리지 않고 새로운 기술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김씨가 탁구를 시작한 것은 해방전인 43년 성남중 1학년 때부터. 2.5g의 작은 백구에 매료되어 12년 동안 선수생활을 한 김씨는 계속 상위「랭커」로 활약했지만 한번도 국가대표선수가 못되고 55년 현역에서 은퇴했다.
현역에서 은퇴한 후 숙명여고「코치」를 맡으면서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 58년 제4회종별선수권 대회부터 숙명여고가 3연패를 차지하게 했으며 한때는 대한탁구협회 상무이사를 맡기도.
이정희·이종희 등 국가대표 여자선수들을 길러낸 김씨는 60년 청주로 내려가 탁구의 불모지인 충북지방을 순회하며 초·중·고를 상대로 무료지도를 시작, 지금은 탁구동우회 3개와 24개 「팀」을 보유한 막강 충북탁구의 산파역을 담당했다.
특히 김씨는 3년 전부터 청주중·고를 맡아 특유의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전국 최강으로 끌어 올렸고 아들인 김기택과 오병만·이재동·우윤관 등을 국가대표급 선수로 길러냈다.
김씨의 탁구인생 중 가장 큰 보람은 자신의 막내아들 김기택을 국가대표선수로 길러낸 것.
자신의 10여년의 선수생활중 단 한번도 국가대표 선수가 되는 꿈을 실현하지 못했던 김씨는 막내아들을 청주 중·고에서 직접지도, 전진속공형의 대표적인 선수로 만들었다.
『저의 선수지도 방침은 우수한 선수가 되기 전에 훌륭한 학생이 되어야한다』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는 김씨는 그 동안 자신을 거쳐간 선수들을 친자식들처럼 보살폈다.
『한국탁구가 발전하려면 열심히 연구하는 우수한 지도자가 많이 나와야하며 특히 저변확대를 위해서는 유능한 지도자들이 지방에서 헌신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김씨는 강조한다. <임병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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