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대서 스페인어 석사-정혜정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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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어학(Linguistics)운 문학(Literature)과 달라서 수학적인 두뇌와 분석력이 필요하지요. 흔히들 골치 아프고 힘들어하는 게 어학인데 저는 이상하게 어느 학문보다도 재미있고 애착을 느낍니다.』
68년 「멕시코·올림픽」때 「메인· 스타디움」을 빌려주어 세계적으로 알려진 「멕시코」국립 대학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스페인」어 석사학위를 받고 지난 연말 귀국한 정혜정양(25).
78년2월 외국어대 「스페인」어 대를 졸업, 대학원에 다니다 78년8월 「멕시코」유학 길에 올라 2년 남짓만에 외국인으로서는 상당히 어렵다는 어학석사를 따낸 야무진 아가씨다.
『「스페인」어는 상용국가 중 강대국이 없긴 하지만 워낙 사용인구(「브라질」을 제외한 남미 전체와 「스페인」)가 많아 북미나 「유럽」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제2외국어로 대접받고 있어요. 동양 권만 해도 중공·일본 등은 해마다 l백명 정도의 교환학생을 「멕시코」에 보내 학문을 통 한 문화교류를 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의 「스페인」문화권의 위치가 아직 정착되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는 그는 올 3월부터 모교인 외대에서 강의를 맡는 한편 대학원 박사 「코스」에 등록, 스스로의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을 생각.
「특히 한국인에게 발음하기 쉽고」「논리적이라기보다는 감정적이어서 따뜻하다」는 것이 그가 들려주는 「스페인」어의 매력이다. 석사논문 제목은 『「멕시코시티」중산층 시민들의 부사연구』.
유학 기간 중 집에 틀어박혀 공부하느라 여행도 제대로 못했다는 그는 『어학공부는 산에 오르는 것과 같아요. 봉우리가 보일 쯤 해서 주저앉으면 결국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지요』 라며 학문의 길에는 「인내」이상의 무기가 없음을 깨우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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