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의「테스트」장|미「내셔널·프레스·클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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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워싱턴=김건진톡파원】「워싱턴」을 방문하는 외국 원수치고「내셔널·프레스·클럽」에「납치」되지 않는 사람은 거의없다. 세계각국에서 파견된 특파원들의 사무실이 집결돼있는「내셔널·프레스·빌딩」꼭대기 13층에 있는 이「클럽」은 어떤 형태의 일ㄴ물이든 일단「뉴스·메이커」로 기자들의 판단이서면 그를 오찬연설에 초청했다.
지금부터 73년전인 1908년에 창설된 이「클럽」은 그이후 기라성같은 세계지도자 수백명을 초청했다.
미국의「투루먼」, 소련의「흐루시초프」,「쿠바」의「카스트로」, 인도의「네루」, 서독의「슈미트」, 영국의「대처」,「이스라엘」의「메이어」,「이집트」의「사다트」 등 내노라했던 당대의 지도자들이 모두 이 심판대에서 연설하고 기자들의『질문폭탄세례』를 받았다.
이번 전두환대통령의 초청은 한국원수로는 두번째, 한국인으로는 5번째가 된다. 박정희대통령은 61년11월 최고회의의장 시절과 65년5월 대통령재직시등 두번이나 연설했으나 한국전휴전직후 미국양원합동회의 연설까지했던 이승만대통령은 이곳에서 연설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밖에 한국인으로서는 양유찬 주미대사(54년4월), 정일권국무총리(67년9월), 김용식외무장관(72년9월)등 3명이 연설했을 뿐이다.
비단 정치인뿐만 아니라 사학자「토인비」, 지후자「번스타인」, 영화배우「잉그리드·버그만」, 심지어는 권투선수「알리」등도 다녀갔다.
이곳에서는 한달 평균 1∼2명의 국가원수가 초청연설을 하고있다.
「내셔널·프레스·클럽」오찬연설은 항상「핫·뉴스」와 풍성한 화제로 춤을 추고 있다.
1905년1월12일.「딘·애치슨」미국무장관은「내셔널·프레스·클럽」연설에서『미국의「아시아」방어선속에 한국은 제외돼있다.』는 요지의 폭탄선언을 한곳도 바로 이「프레스·클럽」이다.
「존·F·케네디」가 대통령출마선언을 한곳도 이 장소였다.
1천5백명의 정회원을 갖고 있는「내셔널·프레스·클럽」의 권위는 거의 절대적이다. 미국의27대 대통령「태프트」이래 역대미국대통령은 모두 이「클럽」의 준회원이었다.
오찬연설의 순서는 초청인사가 도착하면「클럽」간부들과 30분간 환담을 한다.
이와함께「헤드·테이블」에 앉은 사람에대한 소개가 끝나면 바로 식사부터한다. 술도 없이 나오는 간단한 식사는 대통령이나 기자나 모두 똑같은「메뉴」.
식사가 끝나면「클럽」회장의 축사가 있고 곧 초청인사의 연설과 일문일답이 진행된다.
초청인사가 곤란한 질문이나 우스개질문을 받을때는 무엇보다「위트」있는 답변이 필요하다.
69년 일본의「사또」수상은『일본부통령은 미국언론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을 받은적이 있다.
당시 미국의「애그뉴」부통령이 미국언론을 마구 욕하고 다닌것을 빗대어 한 말이다.
그러자 어리둥절하던「사또」수상은『아…우리는 부통령제도가 없읍니다.』라고 멋없게 대답, 좌중의 실망을 산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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