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내신제의 재명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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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본고사를 없애고 학력고사성적과 학교내신성적 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게된 새대학입시제도가 질시되면서 고교내신문제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그 어느때 없이 높아지고있다.
금년의경우 내신성적반영율은 2O%내지 50%였지만, 내년부터는 30%이상을 반영토록 되어 그 비중이 높아진만큼 학교당국이나 수험생들의 내신제에대한 관심이 한층 깊어진 것은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고교교육의 정상화·내실화가 우리교육이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가운데 하나임을 생각할때, 고교내신제의확대실시는 원칙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 뿐만아니라 고교3년간의 성적·출석률등을 종합한 자료가 한번만 치르는 학력고사보다 오히려 대학에서의 수학능력을 판별하는데 도움을 줄수도 있다는 점에서 내신제가 갖고있는 긍정적 요소는 많다.
다만 지역간· 학교간의 학력상의 차가 엄연히 있고 성적을 매기는 과정에서 자칫 정실이 개재할 소지도 없지않기때문에 얼마나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 합리적으로 운용되느냐에 초점이 모아지게되는 것이다.
금년에는 이미 알다시피 고교3학년때의 학과성적과 출석률을 9대1의비율로 내신성적에 반영하되 지역이나 학교 또는 주야간의 구별없이 일률적으로 적용했다. 이것은 다시 말해 서울의 이른바 「신일류고교」나 벽지학교학생들의 학력상의 차를 계산에 넣지않은 것으로 결코 합리적이라거나 공정하다는 평가를 받을만한것은 아니었다.
문교부가 현재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몇가지 개선책은 말하자면 고교내신제가 안고있는 이러한 모후이나 문제점에 대한 보완방안인 셈이다. 문교부의 용상은 내신성적의 등급간 격차를 현행3%에서 2%로 줄이고 출석율은 그대로 10%로 하되 하한선을 50%에서 70%로 높여 이로인한 성적차를 줄이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생각해보면, 모든 학교에 똑같은 내신점수를 주었던 올해의 제도가 꼭 불합리한 것이라 단정할수 있는 것은아니다. 서울학교에서 1등을 한 학생과 시골학교의 1등사이에 있는 학력상의 격차는 교사나 시설등 교육여건의 차이에서 생기는 것이지, 그학력차 자체가 대학에서의 수학능력의차나 두뇌의 차를 반드시 뜻하는것은 아니라는 논리다.
하지만 10여년을 두고 추진해온 고교평준화각업이 사실상 벽애 부딪치고 평준화지역에서도 학교간 학력차가 뚜렷한 이상 고교간의 경쟁을 유도할수 있고 우수학생을 많이 확보하고자하는 대학의 요구에도 부응하기 위해서는 전인교육이란 측면에서 학과성적만이 아니라 적생·소질도 알수있는 특별활동도 평가하는 다양한 평가방법을 창출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방안일 것같다.
우리는 여기서 대학입시는 원칙적으로 대학의 재량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함을 새삼 감조하고자 한다. 대학이란 지식의 단순한 전달장이 아니며 각대학 나름의 전통과 학풍에 따라 독특한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국가나 사회발전에 이바지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뜻에서 과열과외해소를 위해 내려진「7·30구육개혁」의 정신을 그대로 살리면서 대학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다 존중할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었으면 한다.
문교당국이 대학학력고사의 출제· 채점·말표등 모든 것을 관장하는 것보다 문교부는 출제만을 맡고 시험은 대학별로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됨직하다.
그러나 명문대학의 정원미달등 이번 입시에서 드러난 바와 같은 층격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부분적인 보완보다는 본질적이며 종합적인 대웅책이 마런되어야 할때라고우리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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