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이 즐겨먹는 「젤리·빈」미서 군것질용으로 인기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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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땅콩의 시대는 가고 「젤리·빈」의 날이 왔도다』(미국의 한 제과업자). 「레이건」대통령의 취임덕분에 호경기를 맞게된 사람들이 있다. 「레이건」이 밥먹듯 집어삼키는 「젤리·빈」제조업자들이다. 「레이건」대통령의 「입맛」의 후광으로 이들은 「카터」시절의 「땅콩」처럼 「젤리·빈」은 「레이건」의 「워싱턴」을 상징하는 것 중의 하나가 되리라고 소리치면서 벌써부터 즐거운 표정들을 짓고 있다.
「젤리·빈」이란 기름한 강낭콩 모양에 속에는 「젤리」가 들어있고 겉은 각종 색깔의 딱딱한 당의를 입힌 사탕 종류다. 한국서도 요즘 판매되고 있지만 미국사람들은 「추잉검」만큼이나 즐겨먹는 대중용 군것질감이다. 곳곳에 자동판매기가 있어 큼직한 유리통속에 든 「젤리·빈」이 동전을 넣으면 봉지에 한움큼씩 쏟아져 나오고 사람들은 이것을 들고 다니며 씹어댄다.
맛은 껍질의 재료에 따라 달라지는데 「레먼」·「오린지」·「체리」등 평범한 맛에서「파파야」·땅콩「버터」·후추 맛에 이르기까지 40종류도 넘는다. 요즘엔 미식가들을 위해 특수제품까지 개발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레이건」이 「젤리·빈」을 즐겨먹는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담배를 끊기 위해 「젤리·빈」을 먹기 시작했다는 그는 「캘리포니아」주지사시절엔 「젤리·빈」을 가득 담은 유리병을 집무실 책상 위에 놓아두고 방문객들에게 권하곤 했다. 지난해 7월의 공화당 후보지명대회에서도 「젤리·빈」을 우물거리는 모습이 여러번「카메라」에 담겼다.
취임식직전인 지난13일「워싱턴」을 향해 「로스앤젤레스」를 떠날 때도 그는 기자들에게 자신이 『「젤리·빈」중독에 걸려있다』고 농을 던지는가하면 『「젤리·빈」을 먹는 모습만 봐도 그 사람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고 전문가연하며 큰소리를 쳤다.
대통령이 이 정도로 열심히 무료 PR를 해주니 「젤리·빈」업자들이 황홀경에 빠지지 앉을 수 없다. 모두들 생산량을 늘릴 준비를 갖추는가 하면 「레이건」에게 13년 동안이나「젤리·빈」을 팔아온 「허먼·필리츠」사는 취임식날 손님들에게 대접할 「젤리·빈」을 7천「파운드」(3·2t)나 「레이건」측에 무료 기증하는 PR작전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물론 「젤리·빈」판매고가 벌써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재피·캔디」사의 「존·레이프즈」란 중역은 『한두달쯤 지나야 「붐」이 시작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아무리 유행을 좋아하는 미국인들이라도 그 정도의 「적응기간」은 줘야한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벌써부터 「붐」의 조짐은 뚜렷하다. 매년 이맘때는 「젤리·빈」의 불황기인데도 올해엔 판매량이 고개를 숙이지 않고 있다는게 업자들의 얘기다.
대통령과 「젤리·빈」과 유행-. 생활의 「여유」가 돋보인다. 【뉴욕=김재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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