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임정명과 김정기씨 농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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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농구인 김영기씨(45·신용보증기금 심사부장) 하면 4·19, 5·16의 격동의 세월을 겪은 왕년의 농구「팬」들은 고개를 끄덕이게 마련이다.
신동파가 나오기 전인 60년대 초반, 이중「점프·슛」「백·드리볼」응 절묘한 개인기로남자농구를 풍미, 노천인 육군 체육관 (현 장충 체육관)에 모여든「팬」들을 매료시켰었다.
김씨가 폭설로 둘러싸인 모교인 고려대 체육관을 찾아가자 훈련에 여념이 없던 임정명 선수(23)는 물론 박한「코치」(36)마저 황급히 뛰어나와 맞는다.
『지난해엔 너무 했어. 선배들이 있는 실업「팀」들을 묵사발(?)로 만들어 놓고, 그렇지만 마음은 뿌듯했지』농구협회 기술이사인 김씨는 고대의「파워」는 엄청났다고 혀를 내두른다.
『기량은 뒤지지만 일사불란한「팀웍」과 투지로 싸웠어요. 저를 키워 준 모교에 마지막 봉사가 월 23일 개막되는 종합 선수권 대회에서도 기필코 우승할 작정입니다』임 선수는 대 선배와 얘기하는 동안에도 연방 뒤를 돌아보며 신경을 쓴다.
『정명인「센터」로 키(1m90cm)는 큰 편은 아니지만 한국 농구사상 최고의 기동력 있는 「센터」야. 「어시스트」「리바운드」는 물론「골」밑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이 뛰어난데 다만 득점력이 부족한 것 같아.』
김씨는 60년대이래 대표「팀」의「센터」를 이어온 백남정-이경우-김영일-이광준 중 임정명이「팀」이 공헌도로 가장 기량이 뛰어나다고 극찬한다.
『아직 배울게 너무 많아요. 오는 2윌「코리언·리그」때부터 삼성「유니폼」을 입고 실업 선수로 출발하죠. 조동우 형과「콤비」를 맞춰 농구를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열심히 하렵니다 .』 임 선수는 선배의 칭찬에 황송한 듯 얼굴을 붉힌다.
임 선수는 고대의 기둥으로 고대가 78년엔 48연승, 지난해엔 18연승을 기록하며 전국대회를 휩쓰는 동안「골」밑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해냈다.
그러나 당초에 입단하면 키 큰 조동우(1m97cm)가 버티고 있어 자신은「포드」겸「센터」 로 외곽「플레이」를 개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의욕에 차있다.
임 선수는 경기 땐「팀」의 궂은 일만 해내느라고 빛이 안 났는데 지난해 농구협회에서 80년도 최우수선수로 뽑아 기쁨을 맛보았다.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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